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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모듈·부품 자회사 신설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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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모듈·부품 자회사 신설하나

모듈·부품 부문의 생산 자회사 신설...모비스는 AS·전장 사업에 집중

현대모비스 역삼동 사옥.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모비스 역삼동 사옥.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생산관련 자회사를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듈·부품 사업부문의 생산부문을 독립시켜 자회사로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16일 재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주력 사업부문 중 부품사업부문과 모듈사업부문을 자회사로 각각 설립하는 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되는 자회사들은 20여 곳에 달하는 외주협력업체를 추가로 인수해 규모를 키우고 사업성을 높일 예정이다.
생산 담당 자회사를 설립하면 현대모비스의 자회사는 기존 3곳에서 5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차량용 정비 진단기기를 생산하는 GIT와 차량용 램프 제조사인 현대IHL, 차량용 배터리팩 생산업체인 HGP와 함께 모듈사업부문 신설회사와 부품사업부문 신설회사가 자회사로 추가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이번 자회사 신설 계획의 배경으로 ‘수익성’을 지목했다. 신설 대상으로 지목된 부품사업부문과 모듈사업부분은 현대모비스 전체 매출에서 80%를 차지할 정도로 덩치가 크지만 정작 영업이익률은 1%(지난해 기준 0.47%)도 안 될 정도로 미미해 수익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이에 부품생산과 모듈생산 부문을 자회사로 신설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전장사업부문과 AS사업부문, R&D·투자사업부문은 현대모비스에 그대로 유지된다. 전장 부문의 경우 차량의 핵심 부품인 만큼 중장기 투자가 필요하고, AS사업부문 역시 영업이익률이 20%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아 잔류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즉 영업이익률이 높은 AS사업부문을 전장 및 R&D부문에 대한 투자재원으로 삼겠다는 게 관련업계의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현대모비스의 분할계획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단초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번 현대모비스의 분할계획이 4년 전(2018년 3월) 발표됐던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돼서다.

현대차그룹은 4년 전인 2018년 3월 이사회를 열고 현대모비스의 분할 안을 의결했다.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부문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한 후, 모듈 및 AS 부품 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건이었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의 한 축인 현대모비스를 분할한 후 신설법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시켜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및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8년 3월 공개했던 '지배구조 개편안'. 자료=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8년 3월 공개했던 '지배구조 개편안'. 자료=현대차그룹
그러나 현대모비스의 분할비율 및 글로비스 합병비율이 적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투자자들이 반발했고, 결국 같은 해 5월 '지배구조 개편안'은 전격 취소됐다.
이후 같은 해 8월 그룹 내부에서 현대모비스의 AS·부품 사업부문을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한 후 증시에 상장시키고, 총수일가가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처분한 자금으로 분할법인 지분을 기아에서 사들이는 추가 개편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재계 및 관련업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현대모비스의 이번 분할계획이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총수 일가가 자회사 신설을 통해 몸집이 가벼워진 현대모비스의 지분확대에 나설 것이란 내다본 것이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이다. 현대차그룹은 총 4개의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는데 이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곳이 현대모비스다. 특히 모비스

→현대차→기아→모비스로 이어지는 첫 번째 순환출자 구조가 그룹 지배구조의 뼈대 역할을 맡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총수 일가가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해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이에 대해 "지배구조 개편안과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 12조3081억원, 영업이익은 40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9.7%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8.4%가 감소했다. 현대모비스는 “반도체 수급난과 전동화 부품 매출 증가, 고부가가치 차량에 대한 핵심부품 공급 등이 매출상승을 이끌었다”면서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재확산과 중국 봉쇄 등으로 인한 물류난 등으로 원자재값·운임비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