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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가격 30% 하락 매도세…전문가들 "몇 년 내 구리 부족 심각"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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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가격 30% 하락 매도세…전문가들 "몇 년 내 구리 부족 심각" 경고

베트남 하노이 인근 한 공장에서 구리 전선을 확인하는 노동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하노이 인근 한 공장에서 구리 전선을 확인하는 노동자. 사진=로이터
컴퓨터 칩, 토스터에서 전력 시스템과 에어컨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에 사용되는 구리 가격은 3월 이후 거의 3분의 1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성장과 확장의 대명사인 금속 구리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공포에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이 22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대형 광산 기업들과 메탈 트레이더들은 향후 2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구리 금속에 대한 엄청난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앞으로 구리 부족 현상은 그 자체로 세계 성장률 억제, 제조 원가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유발, 세계 기후 목표 달성 저해 등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경기 침체와 그에 따른 투자 부족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위험이 있을 뿐이다.
현재 상품거래소가 추적한 재고 물량은 역사적 최저치에 가깝다. 그리고 최근의 가격 변동성은 새로운 광산 생산량이(이미 2024년에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됨) 가까운 미래에 훨씬 더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며칠 전 거대 광산업체인 뉴몬트는 페루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금과 구리 프로젝트 계획을 보류했다. 세계 최대의 상장 구리 공급업체인 프리포트-맥모란은 현재 가격이 신규 투자를 지원하기에는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상품 전문가들은 몇 년은 아니더라도 몇 달 동안 잠재적인 구리 경색에 대해 경고해 왔다. 그리고 최근의 시장 침체는 잘못된 안정감을 제공하고 현금 흐름을 차단하며 투자를 위축시킴으로써 미래의 구리 공급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고 가동하는 데 최소 10년이 걸리며, 이는 생산 기업들의 오늘 결정이 적어도 10년 동안 공급량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콥 스타우솔름 리우 틴토(Rio Tinto Group)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 뉴욕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구리에 대한 상당한 투자는 좋은 가격 또는 적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구리 가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구리는 현대 생활에 필수적이다. 보통 자동차에는 약 65파운드(30kg)가 있고, 400파운드 이상이 주택 한 채에 들어간다. 구리에 관한 한, 수백만 피트의 구리 배선은 세계의 전력망을 강화하는 데 중요할 것이고, 풍력 및 태양열 발전소 건설에 수 톤이 필요할 것이다. 구리 연합에 따르면 전기 자동차는 가솔린 자동차보다 2배 이상 많은 구리를 사용한다.

S&P글로벌의 산업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가 전기화를 추진하면서 탄소배출제로 목표는 2035년까지 구리 수요를 연간 5000만 미터 톤으로 두 배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NEF도 2022년부터 2040년까지 수요가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반면, 구리 광산 공급 증가율은 2024년경에 정점을 찍을 것이며, 새로운 프로젝트가 부족하고 기존 자원이 고갈될 것이다.
S&P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이는 2035년 전 세계가 1000만 톤에 달하는 역사적 구리 부족 현상을 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골드만삭스 그룹도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800만 톤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광산 기업들이 향후 10년간 약 150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 블룸버그 NEF는 2040년까지 채굴량 격차가 1400만 톤에 이를 수 있으며, 이는 금속 재활용으로 채워져야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국제 구리 연구그룹(International Copper Study Group)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부족량이 44만1000t으로 이는 제련 금속 수요의 2% 미만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로 인해 2021년 구리 가격이 약 25% 상승하기에 충분했다.

현재 S&P글로벌 예측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2035년의 부족량이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할 것으로 본다.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금속 산업에서 30년 이상 경력자이자 현재 광산 탐사 개발 회사인 로스 안데스 코퍼의 CEO인 마이크 존스는 "극단적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런던금속거래소 기준가격이 2025년 t당 연평균 1만5000달러로 두 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1일(수)(현지시간) 구리는 런던금속거래소에서 톤당 7690달러에 거래되었다.

물론 이런 메가 수요 예측은 각국 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으로 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정치적 환경이 바뀔 수 있으며, 그로 인해 금속 수요에 대해 매우 다른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도 있다.

그리고 상품 시장에는 높은 가격이 높은 가격에 대한 치료제라는 공통된 속담이 있다. 구리 가격이 3월 최고치에서 하락했지만, 여전히 10년 평균보다 15% 정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맥킨지의 전기차 배터리 소재 연구 그룹의 공동 책임자인 켄 호프만에 따르면, 지속적인 가격 상승은 결국 청정에너지 업계가 금속 소비를 줄이거나 심지어 대안 모색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한다.

블룸버그 NEF의 최 성 애널리스트는 고철 공급은 특히 가격 상승에 따른 광산 생산 격차를 메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더 많은 재활용 금속이 시장에 나타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S&P글로벌은 에너지 전환에 구리가 더 많이 사용됨에 따라 EV 폐기와 같은 '재활용 사업 기회'도 더 많이 열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S&P 글로벌은 재활용 생산이 2021년 약 16%에서 2035년까지 전체 제련 구리 시장의 약 22%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이달 구리 수요 감소 우려 때문에 "평탄치 않은" 경로를 지나고 있다며 이는 현재 세계 경제의 침체 전망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특히 유럽의 경기 침체로 향후 몇 달 동안 구리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은 2023년 1분기에 6,600달러를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 최대 금속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 전망도 부동산 부문이 크게 위축되어 구조적으로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그러나 8월말 블룸버그 NEF의 발표에 따르면 경기 침체는 수요의 "지연"을 의미할 뿐, 2040년으로 가는 소비 예측을 상당히 축소 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웰스파고의 라포지는 "정부가 녹색 정책 목표에 집중해 미래 수요의 많은 부분이 "입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공급 방정식 측면에서도 약간의 틈도 없다. 실물 구리 시장은 이미 매우 타이트해서 선물 가격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즉시 납품에 프리미엄이 더 높게 책정되어 움직이고 있다.

지금 공급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칠레는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큰 금속 수출국으로 전설적인 광산 국가다. 그러나 생산 부진으로 구리 수출 수입이 감소되고 있다.

채굴이 상당 부분 이루어진 광산에서는 광석의 질이 악화되고 이는 생산량이 감소하거나 같은 양을 생산하기 위해 더 많은 암석을 처리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광산 업계의 새로운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이 고갈되고 있다. 새로운 매장지는 찾기도 개발하기도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페루와 칠레에서는 경제적 불평등 해결에 더 많은 기여를 요구하는 정치권의 요구 등 규제 불확실성으로 일부 광산 투자가 정체되고 있다.

치솟는 물가도 생산비를 끌어올리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광업이 매력적인 산업이 되기에 필요한 평균 인센티브 가격, 즉 가치가 현재 톤당 약 9,000달러로 2018년보다 약 30% 높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구리 생산에는 큰 모순을 안고 있다. 구리는 보다 더 친환경적인 세계에 필수적이지만, 그것을 생산하는 과정 자체는 상당히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지역 공동체에서 글로벌 공급망 관리자에 이르기까지 환경적 및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정밀 조사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프로젝트 승인을 얻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지고 있다.

원자재 상품 산업의 주기적인 특성은 또한 생산자들이 공격적인 성장에 나서기보다 대차대조표 등 재무적 안정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상 확대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제프리 그룹 LLC의 분석가들은 이달 보고서에서 "신규 광산 투자보다 자본 수익에 현금 흐름 선호 유인 때문에 세계가 탈탄소를 필요로 하는 원자재 부족을 초래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자들이 갑자기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시작한다고 해도 광산업 자체의 긴 리드 타임은 향후 10년 동안 공급 개선 전망이 거의 묶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처드 애드커슨 프리포트-맥모란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단기적인 상황은 공급망 전개에 영향을 주면서 장기적으로 더 강한 전망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점점 더 전기화되고 있다"며 "이는 필연적으로 '구리 수요의 새로운 시대'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