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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개 대기업집단, 지난해 내부거래액 218조원...전년비 18.8%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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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개 대기업집단, 지난해 내부거래액 218조원...전년비 18.8% 늘어

물류·IT서비스 업종들, 수의계약 통해 내부매출 일으켜

민혜영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민혜영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지난해 내부거래액이 2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총수 일가 지분이 높은 대기업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으며, 물류와 IT·서비스 업종의 경우 매출액의 대부분을 내부거래에 통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지정된 76개 대기업집단들의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가 21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83조5000억원로 조사됐던 2020년 대비 34조5000억원(18.8%)가 증가했다.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총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12.9%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내부거래 금액이 155조9000억원에 달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대기업집단들의 경우 총수 일가나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준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9.3%였으며, 2세 지분율이 30% 이상인 경우 20.5%, 50% 이상일 때는 21.2%까지 늘어났다.

다만 총수 2세들의 지분이 높은 회사들의 경우에도 총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기업집단별로 보면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전년대비 0.16%p, 현대중공업그룹도 1.32%p가 늘었다.

공시대상 대기업집단들 중 총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셀트리온(42%)이었으며, 전년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기업집단은 쿠팡(7.4%p)으로 조사됐다.

내부거래 규제대상 계열사 664곳(매출액 없는 회사는 제외)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은 30조8000억원이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의 있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이 20% 이상이거나, 해당 회사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는 특수관계인 에 대한 부당이익 제공 관련 규제를 받고 있다.
규제대상 계열사 중 상위 10대 대기업집단에 속한 곳들이 유독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7%로, 그렇지 않은 대기업집단들(6.1%)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규제대상 회사의 계열사간 거래 중 91.1%에 달하는 계약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됐으며, 비상장사일 경우 수의계약 비중은 9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발표부터 물류·IT서비스 분야 내부거래 현황을 새롭게 분석했다.

물류 분야 매출 현황을 공개한 31개 대기업집단의 내부 매출액은 1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49.6%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쿠팡의 경우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 비중이 100%에 달했다.

IT서비스 분야 매출 현황을 공개한 기업들의 경우 내부매출이 13조1000억원이었으며, 내부거래 매출 비중도 68.3%에 달했다. 특히 내부거래 매출 중 최소 76.5%가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의 경우 IT서비스 내부매출 비중이 역시 100%였으며, 현대백화점, 동원, 농심, 오케이금융그룹이 매출 전액을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공정위 관계자는 "물류·IT서비스의 경우 다른 산업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높고, 대부분이 수의계약으로 거래 물량을 확보하는 등 폐쇄적인 거래구조를 형성했다"면서 "업종별 특성도 고려해야겠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정보공개를 통해 비중을 낮추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