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지정된 76개 대기업집단들의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가 21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83조5000억원로 조사됐던 2020년 대비 34조5000억원(18.8%)가 증가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대기업집단들의 경우 총수 일가나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준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9.3%였으며, 2세 지분율이 30% 이상인 경우 20.5%, 50% 이상일 때는 21.2%까지 늘어났다.
다만 총수 2세들의 지분이 높은 회사들의 경우에도 총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기업집단별로 보면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전년대비 0.16%p, 현대중공업그룹도 1.32%p가 늘었다.
공시대상 대기업집단들 중 총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셀트리온(42%)이었으며, 전년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기업집단은 쿠팡(7.4%p)으로 조사됐다.
내부거래 규제대상 계열사 664곳(매출액 없는 회사는 제외)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은 30조8000억원이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의 있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이 20% 이상이거나, 해당 회사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는 특수관계인 에 대한 부당이익 제공 관련 규제를 받고 있다.
특히 규제대상 회사의 계열사간 거래 중 91.1%에 달하는 계약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됐으며, 비상장사일 경우 수의계약 비중은 9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발표부터 물류·IT서비스 분야 내부거래 현황을 새롭게 분석했다.
물류 분야 매출 현황을 공개한 31개 대기업집단의 내부 매출액은 1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49.6%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쿠팡의 경우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 비중이 100%에 달했다.
IT서비스 분야 매출 현황을 공개한 기업들의 경우 내부매출이 13조1000억원이었으며, 내부거래 매출 비중도 68.3%에 달했다. 특히 내부거래 매출 중 최소 76.5%가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의 경우 IT서비스 내부매출 비중이 역시 100%였으며, 현대백화점, 동원, 농심, 오케이금융그룹이 매출 전액을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공정위 관계자는 "물류·IT서비스의 경우 다른 산업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높고, 대부분이 수의계약으로 거래 물량을 확보하는 등 폐쇄적인 거래구조를 형성했다"면서 "업종별 특성도 고려해야겠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정보공개를 통해 비중을 낮추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