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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사·조직개편 마무리…책임·권한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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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사·조직개편 마무리…책임·권한 집중시켰다

한종희·노태문 CEO는 '겸직'체제…후임 인사로 부담 덜어줘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삼성깃발.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삼성깃발.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사장단·임원 인사에 이어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특징은 전문가에게 사업의 권한을 집중시키면서 동시에 책임도 같이 짊어지게 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삼성 특유의 책임경영 체제가 더 단단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재승 전 생활가전사업부장의 후임은 기존대로 한종희 부회장이 겸임키로 했으며, 스마트폰 개발 총책임자로 최원준 부사장이 새롭게 임명됐다. 또한 한 부회장이 맡고 있는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본부의 경우 '부사업부장' 직을 신설해 용석우 부사장을 임명했으며, DS(반도체) 부문에서는 시스템반도체패키징과 관련 '어드밴스드 패키지팀'이 신설됐다.

재계에서는 지난 10월 갑작스런 사임결정을 한 이재승 전 DA(생활가전사업부문) 사장의 후임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 전 사장이 사임한 DA 부문은 한 부회장이 맡아 겸직했다.

여러 후보가 거론됐지만, 삼성전자는 후임 인사 대신 한 부회장의 겸임체제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가전시장의 업황이 이미 위축된 상황인 만큼 대표이사인 한 부회장 체제를 유지해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한 것이란 분석이다.
한 부회장 입장에서는 기존 VD사업부문과 DA사업부문을 모두 책임지게 된 만큼 부담감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9일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 결과 한종희(왼쪽) 대표이사가 기존에 맡고 있던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문과 DA(생활가전사업부문)을 겸직하기로 했으며, VD사업부문에는 '부사업부장' 직을 신설해 용석우 부사장을 선임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지난 9일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 결과 한종희(왼쪽) 대표이사가 기존에 맡고 있던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문과 DA(생활가전사업부문)을 겸직하기로 했으며, VD사업부문에는 '부사업부장' 직을 신설해 용석우 부사장을 선임했다. 사진=삼성전자


대신 VD사업부문에는 '부사업부장' 직을 신설해 용석우 부사장을 선임했다. 한 부회장의 업무 부담이 늘어난 만큼 부사업부장을 신설해 부담을 덜어주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MX(모바일경험) 사업부문 역시 마찬가지다. 노태문 사장이 MX사업부문을 그대로 맡으면서 동시에 디자인경영센터장도 역임키로 결정했다. 모바일 부문과 함께 디자인경영을 동시에 맡게 된 노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차기 MX사업부장 자리로 불리는 개발실장직에는 최원준 부사장을 선임했다. 최 부사장은 2020년 삼성전자 최연소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과거 퀄컴 등에서 일하다 2016년 삼성전자 차세대제품개발그룹장으로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5G 이동통신 전문가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에서는 임원인사 대신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반도체 사업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각 제조기술센터를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제조 담당 사장이 맡기로 한 것이다.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남석우 사장이 맡게 됐다. 이재용 회장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걸음이 이곳에서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메모리·파운드리 반도체 패키지부터 양산, 테스트, 제품 출하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TPS 조직에 '어드밴스트 패지키팀'을 신설했다. 패키지 기술력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담당 조직을 신설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여러 칩을 하나로 묶는 '칩렛' 기술을 활용해 고난도 패키지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파운드리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노태문(왼쪽) MX(모바일경험) 부문 사업부장을 유임했으며, 디자인경영센터장도 겸직키로 결정했다. 또한 지난 2020년 삼성전자 최연소 부사장에 선임된 최원준 부사장을 개발실장에 선임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노태문(왼쪽) MX(모바일경험) 부문 사업부장을 유임했으며, 디자인경영센터장도 겸직키로 결정했다. 또한 지난 2020년 삼성전자 최연소 부사장에 선임된 최원준 부사장을 개발실장에 선임했다. 사진=삼성전자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 대해 "큰 틀의 변화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최고 책임자에게 사업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집중시켰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특유의 '책임경영' 체제가 더 단단해졌다는 관측이다.

동시에 현 경영진의 뒤를 이어갈 인재발굴에 집중했다는 평가도 있다. 용석우 VD부문 부사업부장 부사장과 최원준 개발실장(부사장)이 대표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은 책임과 권한이 집중된 책임경영 체제와 완성과 동시에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인재양성에 방점이 찍혔다"면서 "이재용 회장이 경영전면으로 나선 만큼 내년이나 내후년에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