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 전기차 구매 시 적용되던 세액 공제 제도가 종료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차량 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씨카스는 지난달 기준으로 테슬라 모델S의 중고차 가격이 1년 전보다 8768달러(약 1203만원)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15.8%에 해당하는 낙폭이다.
모델X는 9544달러(약 1310만원) 하락하며 15.5% 줄었고, 모델Y는 4637달러(약 635만원) 떨어져 1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전기차(EV) 중고차 가격은 평균 4.8% 하락한 반면, 내연기관 차량은 5.2%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세가 앞으로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연방 정부가 중고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해온 최대 4000달러(약 549만원) 규모의 세액 공제 혜택이 오는 9월 30일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혜택은 일반적인 차량 보조금처럼 차량 구매 시점에서 가격이 즉시 깎이는 방식이 아니라 구매자가 연말에 소득세를 신고할 때 일정 금액을 환급받는 '사후 세금 감면' 형태로 제공돼 왔다. 지난 2022년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도입된 이 제도는 중고 전기차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한시 시행 중이었지만 예산과 정책 우선순위 변화로 인해 연장 없이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이씨카스에 따르면 중고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98% 증가했지만 올해는 14.2% 증가에 그쳐 급격히 둔화됐다. 반면 공급은 꾸준히 늘고 있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세액 공제가 사라지면 수요는 더욱 줄고 가격 하락 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칼 브라우어 아이씨카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기차는 신차와 중고차 시장 모두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겠지만 정부와 업계가 수년간 제시해온 낙관적 청사진은 과장된 면이 있다”며 “시장 점유율과 가격 흐름을 보면 전기차 수요는 이미 정점에 이르렀고, 향후 감소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