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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K-반도체, 위기 이제 시작?…하반기 반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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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K-반도체, 위기 이제 시작?…하반기 반등 기대

업황 악화·수요 위축 겹치며 삼성·SK 어닝쇼크
1월 반도체 수출액도 전년 동월 대비 44.5%↓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왼쪽)와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사진=각 사 취합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왼쪽)와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사진=각 사 취합
K-반도체가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된 업황 악화와 경기 침체로 인한 K-반도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추락하며 충격을 줬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반도체업계의 업황 악화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량이 1월 기준 최대 3~4개월치 공급물량이 쌓여있다면서 올해 반도체 기업들의 영업손실이 총 50억달러(약 6조155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K-반도체가 올 한해 가시밭길을 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1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조70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4분기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이 2700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8조8400억원) 대비 무려 96.9%나 급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K-반도체를 상징하는 두 기업이 이처럼 나란히 실적쇼크를 겪는 배경으로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지적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90%가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사업분야에 대한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4분기 파운드리 사업부문의 이익이 메모리 부문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련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올 한해 실적에 대한 염려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흑자를 가까스로 유지한 삼성전자 역시 1분기 반도체 부문 전체가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1분기에 적자규모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가 올 한해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부문이 실적 악화는 곧바로 무역수지에도 영향을 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월 수출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4.5% 급감했다.

반도체 업황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IT제품에 대한 수요 위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업용 서버 시장에 투자경향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결국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이 회복세로 돌아서야만 반도체 업황도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이후에나 반도체 기업들의 재고 부담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회복세로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오는 2026년까지 메모리반도체 성장률이 연평균 6.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재고량 역시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결국 감산을 통한 공급 축소에 나서야 업황이 회복세를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