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는 14일(현지 시간) 원자재 확보를 위한 중앙기관인 유럽 핵심원자재위원회(European Critical Raw Materials Board)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CRMA 초안을 발표한다.
CRMA는 유럽판 IRA로 불리며 역내에서 최소 10%의 원자재를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전략물자 수요의 최소 40%를 자체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관련, EU 집행위원회는 "관심이 있는 EU 구매자들의 수요를 집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 판매업자들을 상대로 대신 협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초안에는 2차전지 생산의 핵심 원료인 리튬, 희토류, 코발트, 흑연 등 핵심 원자재에 대한 EU의 경쟁력을 높이는 내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EU는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산업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관련 기업에 제3국과 같은 수준의 보조금도 주기로 했다.
더불어 CRMA에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추출한 원자재가 적용된 제품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과 함께 핵심 원자재 판매기업을 대상으로 탄소발자국 현황 공개를 요구하겠다는 구상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장은 지난해 9월 연례 정책연설에서 "리튬과 희토류를 더 이상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오는 2030년까지 주요 원자재 수요가 500%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재 가장 시급한 핵심 원자재 일부가 중국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지난 9일 제2회 글로벌 통상포럼에서 "미국과 EU는 각각 IRA, CRMA 등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위한 법제화를 속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인 현지 투자로 미국·EU가 구축하는 공급망에 참여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배터리 핵심 광물과 희토류의 중국 과다 의존도를 탈피하면서도 거대 수출시장으로서 중국의 중요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로선 어느 때보다 전략적인 정부와 민간의 통상‧협력활동 전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