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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소유자들, 도난 급증에 보험 요율 상승으로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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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소유자들, 도난 급증에 보험 요율 상승으로 속앓이

기아차 소유자들이 차량 도난 급증으로 인한 보험 요율 상승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기아차 소유자들이 차량 도난 급증으로 인한 보험 요율 상승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 기아‧현대차의 일부 모델이 도난 사건에 휘말리고 있다. 이는 이모빌라이저라는 도난 방지 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이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의 대형 보험사들은 기아‧현대차의 특정 모델에 대한 신규 보험 가입을 거부하거나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기아‧현대차의 도난 사건은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유행한 SNS 틱톡 영상과 관련이 있다. '기아 보이즈'라는 일당이 USB 케이블로 시동을 거는 방법을 틱톡에 공개하면서,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들을 훔치고 난폭운전을 하는 모습을 올렸다. 주로 표적이 된 차량은 금속 열쇠로 시동을 거는 모델들이다.

이모빌라이저는 차량의 도난 방지 장치로, 키가 없으면 시동을 걸 수 없게 하는 기능이다. 2015년에서 2019년 판매된 기아‧현대차 모델 중 26%만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어 있다.

◇기아‧현대차 도난 사건, 보험사들의 보험 가입 거부와 보험료 인상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의 대형 보험사들인 스테이트팜과 프로그레시브는 일부 기아‧현대차 모델에 대한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기아‧현대차 특정 모델의 도난율이 3배 이상 증가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다른 차량에 비해 스무 배 이상 많이 도난됐다는 자체 통계를 내놓았다. 콜로라도 주 덴버,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등에서 도난 방지 기능이 없는 현대 및 기아차 특정 모델의 보험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보험사들은 도난 위험이 높은 모델에 대한 보험 가입을 거부하거나 보험료 인상을 결정한 것은 보험사들이 도난 손실액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내린 것이다. 앞서 위스콘신과 오하이오주 등에서는 차량 결함으로 도난을 당했다며 기아‧현대차 차주들이 집단 소송에 나섰고, 시애틀시는 차량 도난 급증으로 납세자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며 기아‧현대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케노샤에 사는 기아차 소유주인 제인 신스케는 위반사항, 벌금, 사고, 보험 청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료가 인상됐다. 신스케는 견적을 요청하기 위해 다른 4개의 자동차 보험 회사에 전화를 걸었지만, 두 명의 제공업체가 스테이트팜에 대해 더 많거나 비슷한 요금을 청구할 것이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두 명의 제공자가 그녀에게 보장 범위를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인 신스케는 기아 차량 소유자로, 1년 안에 두 번째 보험료 인상을 맞게 되었다. 이러한 차량들의 도난 손실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스케는 "기아차가 도난당하는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스케의 프리미엄이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스테이트팜은 여전히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스테이트 팜은 고객 개인 정보 보호 정책으로 인해 고객의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아‧현대차, 미국 차량 도난사건 집단소송에 2700억원 규모의 보상 합의

기아‧현대차는 미국에서 발생한 잇따른 차량 도난사건에 대한 집단소송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2700억 원 규모의 보상에 합의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판매된 2011∼2022년형 모델 약 900만대가 절도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아‧현대차는 이들 차량이 미 당국이 요구하는 도난 방지 요건을 완벽하게 준수하고 있지만, 고객 차량의 보안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난 관련 차량 분실·손해를 입은 차주에게는 보험 공제액, 보험료 인상액, 기타 손해배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번 합의안을 검토한 뒤 오는 7월쯤 예비 승인을 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기아‧현대차는 올해 2월 절도 피해 가능성이 있는 미국 내 차량 830만 대에 대해 도난을 방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해당 차량을 대상으로 이를 실행해왔다.

기아‧현대차는 도난 방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용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운전대 잠금 장치를 경찰서에 기증하여 도난 예방에 힘쓰고 있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