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오프로드 못지않은 험로 주파 능력 돋보여
아직 건재한 콰트로 전설, 전기차도 DNA 이어져
아직 건재한 콰트로 전설, 전기차도 DNA 이어져

사이드 슬로프는 거의 45도 각도로 오른쪽 바퀴를 올린 채 진행하는 코스다. 운전자 몸은 이미 왼쪽으로 한참 쏠린 상황. 뒤집히면 운전자가 다친다는 생각보다 1억2000만원 호가하는 아우디 Q7 55 TFSI 콰트로 모델에 상처가 생길까 더 걱정이다.
디젤 후유증으로 그동안 아우디가 너무 조용했다. 하지만, 아우디의 진가는 ’콰트로‘가 아니던가. 45도 경사의 스키 슬로프를 타고 올라갔던 광고 장면은 모두에게 각인돼 있던 이미지다. 이정도의 측면 경사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무게 중심이 잘 잡혀 있고 네 바퀴의 접지력은 충분하다. 특히, Q7의 경우는 크고 넓은 휠과 타이어를 신고 있으니 어느 지형에서도 면적과 기울기를 잘 잡는다. 약 20도 정도의 젖은 진흙 길 오르막을 오를 때도 각 바퀴에 적절한 동력을 배분해주며 가뿐하게 타고 올라간다.
범피 구간에 들어가면 앞쪽 하나 뒤쪽 바퀴 하나씩이 허공에 뜨는 장면도 연출된다. 살짝 바퀴가 헛돌았는데, 정통 오프로드 모델처럼 각자 바퀴를 빠르게 잡고 푸는 방식으로 컨트롤 하는 건 아니었지만, 나름 쉽게 코스를 통과했다. 도심형 SUV치고는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나름 AWD와 4WD의 차이로 여겨진다.

이번 시승의 하이라이트는 내연기관 Q7과 아우디의 대표 전동화 모델이자 첫 번째 타자였던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의 오프로드 비교 체험이다. 둘의 성격 차이로 결국 같은 코스를 가지는 못했지만, e-트론 역시 세단이나 크로스오버 등 지상고가 낮은 차들이 갈 수 없는 열악한 지형을 달렸다. 문득 그려진 이미지는 ’디지털 오프로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통해 물웅덩이를 아주 가뿐하게 통과하는 장면이다.
여주 행사장까지 이동하는 데는 아우디 Q4 e-트론은 타고 갔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한 AR 내비게이션이 새삼 신선하게 느껴졌고 주행 느낌은 전에 못지않게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여기서 ’자연스럽다‘라는 표현은 ’전기차스럽지 않다‘라는 말로 바꿀 수 있겠다. 회생제동 역시 운전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잘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다. 타력 주행은 내연기관차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이번에 연식변경으로 바뀐 부분은 스티어링 휠이 조금 납작해져서 전방시야 확보나 그립감을 개선한 것 정도로 봐야겠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