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은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이 3조6724억원에 달해 자본 잠식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솔리다임은 지난 9월 한국지사 문을 닫고 국내 인력을 정리했다. 이어 지난달 미국 본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정리해고를 실시하겠다고 공지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연승훈 연구원은 지난 23일 진행된 '옴디아 한국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올해 전 세계 낸드시장 매출은 약 4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31% 줄어들 전망”이라면서 “낸드시장이 내년부터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솔리다임의 재정 개선 가능성은 최소 내년에나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로라면 올해 4분기에도 솔리다임은 조단위 적자 가능성이 유력해 SK하이닉스의 흑자 전환 전략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대두하면서 고부가가치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HBM3뿐 아니라 HBM3E까지 내년도 캐파(생산능력)가 모두 판매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는 최고 사양인 HBM3E 제품을 내세워 판매량을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D램 부문의 가격도 SK하이닉스의 적자 탈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감산에 따라 제품 수는 줄었지만 수요가 늘면서 D램 부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달 초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의 10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보다 15.38% 상승한 1.50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