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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현 부회장 용퇴, 롯데그룹 화학군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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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현 부회장 용퇴, 롯데그룹 화학군 '세대교체'

6일 롯데그룹 2024년 정기 임원인사 단행
석유화학 사업 이끈 김교현 부회장 용퇴
이훈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새로 부임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롯데케미칼이미지 확대보기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롯데케미칼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그룹 화학군 총괄대표)이 올해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지난 2017년 롯데케미칼 사장으로 부임한 지 7년 만이다. 새로운 대표로는 이훈기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겸 롯데헬스케어 대표(사장)가 임명됐다. 롯데그룹 화학군에는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엠시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롯데그룹은 6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인사를 발표했다.

김교현 부회장, 롯데 화학군 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


김 부회장은 2017년 롯데케미칼 사장으로 부임하며 석유화학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울산공장 PIA(페트병과 페인트, 접착제 등의 원료) 생산설비 증설, 미국 에탄크래커(ECC) 플랜트 완공, 현대오일뱅크와의 HPC사업 추진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추진해 나갔다. 이를 통해 회사의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이뤄냈다. 실제 2017년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2조9297억원을 실현하며 LG화학(2조9284억원)을 제치고 석유화학 실적 경쟁에서 1위를 달성했다.

또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며 사업 규모를 키웠다. 2021년 12월에는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 대표이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초대형 석유화학사업인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라인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말한다. 오는 2025년부터 연간 에틸렌 100만t, 프로필렌 52만t, 폴리프로필렌 25만t 생산을 목표로 한다.

최근 큰 성장을 이루고 있는 이차전지 등으로의 사업 다각화도 이뤄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과 함께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에 직간접적으로 투자·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동박 제조 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이차전지 핵심소재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7월 한·일 산업협력 포럼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출범은 그룹 화학군이 지향하는 배터리 소재 종합회사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한 발"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훈기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 사진=롯데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이훈기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 사진=롯데그룹

계속되는 업황 부진, 꾸준한 실적 개선은 과제


새롭게 취임한 이 사장은 1967년생으로 덕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이 사장은 1990년 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해 2010년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2019년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을 맡아 인수합병(M&A), 미래 신사업 발굴을 총괄했다. 롯데그룹은 이 사장에 대해 "전략·기획·신사업 전문가로, 기존 사업의 역량 제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을 통해 화학 계열사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최적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향후 맞닥뜨릴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내년에도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81억원을 실현하며 6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개선 폭이 크지 않고 앞으로의 개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1분기 다시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을 만큼 업황 상황이 좋지 않다. 롯데정밀화학,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지난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8% 줄어든 351억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86.7% 떨어진 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시장의 기대와 달리 2024년 유의미한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3분기 영업흑자는 유가상승에 따른 나프타가 래깅 영향이 주효했고 4분기엔 반대 현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