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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K방산 ‘흔들기’ 전략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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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K방산 ‘흔들기’ 전략 속내는

투스크 총리, "계약 자체는 유지하겠다"고 밝혀
국군지원기금 부채 눈덩이 예상에 비용 절감 나서

폴란드 제18기계화사단에서 운용 중인 Jelcz 882.57 섀시를 기반으로 K-239 천무가 탑재된 호마르K(Homar-K)의 모습. 사진=폴란드 제18기계화사단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제18기계화사단에서 운용 중인 Jelcz 882.57 섀시를 기반으로 K-239 천무가 탑재된 호마르K(Homar-K)의 모습. 사진=폴란드 제18기계화사단 페이스북
친유럽연합(EU) 성향의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정권을 잡으면서 한국과 체결한 국방 관련 계약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투스크 총리의 의도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계약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총리는 사실상 비용을 문제 삼고 있어 계약을 폴란드에 유리하게 변경하거나 비용 절감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지난해 12월 27일(현지 시간)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국산 무기 137억 달러 규모를 수입하기로 한 계약과 관련해 “한국과의 무기 구매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구매의 상당 부분을 한국이 제공하기로 한 차관으로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계약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의 방산 계약을 재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계약 중 일부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투스크 총리의 이 발언을 두고 다양한 분석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폴란드가 한국과의 계약을 전면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투스크 총리가 기자회견 자리에서 계약 자체는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면서 계약 취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투스크 총리도 한국 무기의 우수성과 신속한 인도를 인정하는 모양새다.

계약 취소 가능성이 배제되면서 폴란드는 계약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의 핵심은 비용이다. 현재 폴란드는 대대적으로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하급수적으로 국방비를 늘리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폴란드 재무부가 밝힌 정보에 따르면, 올해 폴란드 국방비는 920억 즈워티(약 30조2800억원)로 폴란드 GDP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이 수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투스크 총리는 내년 국방 예산이 올해보다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투스크 총리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폴란드의 국방비를 지출하는 국군지원기금의 공개된 재정계획에 따르면, 부채가 2023년 말 370억 즈워티(약 12조1700억원)에서 2027년 3146억 즈워티(약 103조54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국방력은 강화하면서 국방비 지출은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따라 폴란드 정부는 규모가 큰 계약부터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계약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가 대금 상환 유예나 기타 조건으로 계약 변경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17일 K9 자주포 18문을 실은 배가 그디니아 항구에 도착했다. 지난 2022년 주문한 총 212대 중 이미 66대가 인도된 상황으로 납기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장관은 "한국은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약 파기는 폴란드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