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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퀀텀점프] TSMC·인텔 '주춤'…삼성전자, 반도체 회복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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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퀀텀점프] TSMC·인텔 '주춤'…삼성전자, 반도체 회복 불붙었다

삼성전자, 1분기 DS부문 영업익 최대 1조로 매출 견인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 균열에 따른 반사이익을 내고 있다. 대만의 TSMC는 지진 여파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인텔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경쟁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기나긴 불황 터널을 이겨내고 반도체 부문 회복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세가 1분기를 기점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잠정) 연결기준 매출 71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7%,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31.25% 각각 증가한 것이다.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업계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 개선이 영업이익 개선의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DS부문이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 뿐만 아니라 최대 1조원대의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DS부문은 지난해 14조8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와 인공지능(AI) 기술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로 업황이 빠르게 나아지면서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네덜란드 비즈니스포럼에서 피터베닝크 ASML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네덜란드 비즈니스포럼에서 피터베닝크 ASML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AI·고대역폭메모리(HBM) 특화전략'이 DS부문 회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 회장 주도하에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고대역폭메모리(HBM) 원팀 태스크포스’를 신설한 데 이어 메모리사업부에 차세대 HBM 개발 전담팀까지 신설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도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전담팀 신설로 HBM 리더십이 우리에게 오고 있다”고 자신했다.

회복이 본격화되는 삼성전자와 달리 경쟁 기업들은 상황이 좋지 못하다. 최대 경쟁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대만의 TSMC는 지난 3일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7.2(유럽지중해지진센터 기준) 지진으로 제품 생산이 중단됐다. TSMC 측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주요 장비와 시설 피해가 경미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시스템 오류 점검 등 추가 검사가 이어질 경우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TSMC를 중심으로 하는 단일 공급망의 리스크가 부각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파운드리를 비롯해 다양한 부문에서 TSMC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대처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공급망 다변화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인텔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에서 둘째로 큰 파운드리가 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를 제치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에서만 9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에 대한 초기 투자단계이다 보니 흑자전환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도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면서 "한국 반도체 생태계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의 최적 대안으로 부상해 장기적으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