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은 가상 공간에 사물을 똑같이 복제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다양한 산업과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제품 개발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제조업에서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LG이노텍은 앤시스와 함께 일부 개발과 생산 공정에 ‘디지털 트윈’을 시범 적용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구개발(R&D)에서 가상 환경에서 설계 검증을 진행하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실험 횟수와 시간을 최소화했다. 또 반도체용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PS) 제품 개발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해 개발 기간을 99%까지 줄였다. 기판은 제조 과정에서 가해지는 열과 압력 등으로 인한 ‘휨’현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판 1개의 ‘휨’정도를 예측하는 시간을 기존 11일에서 3.6시간까지 단축시킨 것도 주요 성과다.
LG이노텍은 전장분야에서는 핵심 공정인 ‘솔더링(납땜)’ 공정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해 균열이 발생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공정 조건을 최적화해 생산성을 기존 대비 40%가량 높인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향후 차량 커넥티비티, 센싱 등 자율주행 부품을 비롯한 전 제품군의 개발 및 생산 공정으로 ‘디지털 트윈’을 본격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노승원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LG이노텍이 그리는 미래는 가상 공간을 통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물리적 생산 시설과 연동해 실제 생산까지 자동으로 이어지는 메타 매뉴팩처링”이라며 “이를 위해 R&D·생산·품질관리 등 전 밸류체인에 고도화된 디지털 트윈을 빠르게 접목해 차별적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