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결제기술 개방했지만…삼성페이는 ‘그림의 떡’

애플이 애플페이 외 다른 결제 수단 허용에 나서면서 삼성페이를 비롯한 다양한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수수료를 부과하고 국내를 허용국가에서 제외해 사실상 국내에서는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뉴스룸을 통해 iOS 18.1부터 개발자들이 애플페이나 애플월렛과 별도로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한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이를 통해 △매장 내 결제 △자동차 키 △회사 출입증 △학생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가 추측하고 있는 iOS 18.1 버전의 업데이트 시점은 오는 10월이다. 일각에서는 이 조치로 애플에서 삼성페이 사용이 가능해지지 않겠냐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가장 큰 걸림돌은 애플측이 제시한 수수료다. 애플은 새로운 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개발자가 애플과 상업적 계약을 체결하고 NFC 권한 요청과 수수료를 지불해야한다고 공고했다. 이는 사실상 애플이 결제수단도 새로운 수익수단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사실 애플은 보안을 이유로 결제수단을 개방하지 않고 있었지만 유럽연합(EU)이 애플이 결제수단을 개방하지 않을 시 연간 전체 매출의 최대 10%의 과징금과 일일 매출의 5%에 해당하는 이행 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울며겨자먹기로 이를 허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질적으로 결제방식을 허용해 EU의 과징금은 피하면서 수수료를 내세워 쉽게 다른 결제방식이 도입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애플의 전략은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카드가 국내카드사 중 최초로 애플페이를 론칭했지만 큰 흥행을 일으키지 못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기업들이 애플페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는 수수료와 결제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애플페이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할 뿐만 아니라 NFC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삼성페이만큼 활용처가 넓지 못하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 사용으로 시중 대부분의 단말기에서 이렇다할 변경없이 결제가 가능하지만 애플페이는 NFC결제가 가능한 단말기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결국 NFC결제가 허용되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은 드물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플이 밝힌 서비스 허용국가에서 한국이 빠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애플은 △호주 △브라질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영국 △미국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추후 허용 국가를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전문가는 “이미 국내에선 QR코드 방식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의 결제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애플에서 NFC를 이용한 애플페이 사용을 허가해도 제휴에 나설 기업이 많지 않고 소비자들도 삼성페이만큼 다양한 곳에서 애플페이를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