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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생산 차질 따른 판매량 감소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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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생산 차질 따른 판매량 감소 불가피

광주공장, 생산 물량 20% 차지
"재고로 신차용 공급 차질 없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이틀째인 18일 불이 난 2공장에서 연기가 나는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물줄기를 쏘며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이틀째인 18일 불이 난 2공장에서 연기가 나는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물줄기를 쏘며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가 이틀 만에 진화된 가운데 공장 소실 범위가 넓어 운영 정상화까지 수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온다. 공장 붕괴 위험에 소방대원들의 접근이 어려운데 타이어 덩어리 수백여 개가 공장 2층에서 불타고 있어서다.

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언론 대상 8차 브리핑을 열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공장 내부 최초 발화 지점으로부터 약 150m 떨어진 공간에서 고무와 천·철사의 혼합물이 '공룡알'처럼 둥근 덩어리가 돼 불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1시29분경 진화 작업 도중 2층 천장에서 낙하물이 떨어지자 모든 대원들을 탈출시켰다. 점심 직후인 오후 1시30분경는 2층 공장 바닥과 천장이 10~15㎝씩 가라앉는 현상이 보고됐다. 당국은 이를 건물이 붕괴할 조짐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은 현재로서는 '공룡알'이 모인 지점에 물을 직접 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건물 붕괴 위험에 소방대원을 직접 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외부의 소방차량을 통해 '공룡알'에 직접 물을 뿌리는 방법이 있지만, 소방차량의 살수 사정거리가 40여m에 불과해 '공룡알'이 모인 지점에 닿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결국 관건은 불타는 '공룡알'을 식히는 것이지만, 방법에 따라 장기화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대책회의를 열어 옥상과 3층을 부순 뒤 '공룡알'이 모여있는 공간에 직접 물을 뿌리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과거 한국타이어 화재 당시 투입된 소방대원을 수소문하고도 있다.

김관호 광주 광산소방서장은 "현재 천장을 파괴해 직접 물을 뿌리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적절한 방법은 아니지만 일단 이거라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공룡알'이 최소 200~300여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룡알'을 모두 없앤 뒤에야 소방 대원들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완진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장담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 7시11분경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내 2공장(서편) 원자재 제련동에서 불이 났다.

대피 도중 20대 직원 1명이 추락해 머리와 허리 등에 중상을 입었다. 진화 과정에서는 소방관 2명도 부상을 입었다. 공장 인근 아파트 4곳 주민들은 광주여대 체육관으로 대피했다가 이날 오전 집으로 돌아왔다.

화재가 발생한 광주공장은 하루 타이어 생산량만 3만3000개로, 해외 공장까지 포함한 금호타이어의 연간 생산량(6500만개) 중 약 18.5%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 거점이다.

화재 발생 후 약 31시간 40분 만인 18일 오후 2시 50분을 기해 이번 화재 초기 진화가 마무리됐지만, 업계에서는 공장 재가동까지 최소 수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와 관련 "생산 차질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생산능력은 연 1600만본(1본=타이어를 세는 단위)으로 국내 공장 생산능력의 60%"라며 "연내 가동 재개가 어려울 경우 약 700만본 규모의 판매 차질 발생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금호타이어가 최대 3개월치의 재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곡성공장 등 다른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당장 완성차 업계에 '타이어 부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화재로 어느 정도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겠지만, 재고 물량을 보관하는 창고는 화재 피해가 없었다"며 "광주공장 외 곡성·평택 공장에서도 생산을 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 RE 공급 물량을 조절해서라도 OE 공급에 절대적으로 차질이 없도록 생산 계획을 재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과 인접한 곡성공장에서 정련한 원료를 화재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광주공장 1공장으로 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완성차 제조사들 역시 자체 재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생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주 지역 완성차 업체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금호타이어 화재 영향성' 분석 자료를 통해 "재고 물량과 다양한 공급망 확보로 타이어 수급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GGM 관계자는 "현재 타이어 재고량은 전기차 전용 4000본 등 합산 7000본에 이른다"며 "금호타이어의 제품은 광주공장이 아닌 곡성공장 생산분을 정상적으로 공급받는 중"이라고 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입장문을 통해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이번 화재로 인한 지역 주민의 피해는 확인되는 대로 최대한 보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사흘째인 19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2공장에서 소방차가 화재 현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사흘째인 19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2공장에서 소방차가 화재 현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