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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현대 팰리세이드, “조용한 자신감으로 품격을 다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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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현대 팰리세이드, “조용한 자신감으로 품격을 다시 쓰다”

고급감과 정숙성, 주행 안락함까지...모든 좌석에서 느껴지는 ‘플래그십의 여유’
현대 팰리세이드 2.5 가솔린 터보 AWD 7인승 모델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현대 팰리세이드 2.5 가솔린 터보 AWD 7인승 모델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다시 태어났다. 시승차는 2.5 가솔린 터보 7인승 AWD 모델이다. 외관부터 실내, 주행감까지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졌으며, 단순한 가족용 SUV를 넘어 ‘국산 프리미엄 SUV의 기준’을 새로 쓰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2018년 LA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됐고, 2019년부터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 10년 가까이 공백이 있었던 현대차의 대형 SUV 라인업을 다시 채운 주인공이다. 1세대 모델부터 패밀리카로 큰 인기를 누렸으며 이번에 부분변경을 통해 또 한 번 시장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디자인은 직선과 수직 요소를 강조해 더욱 남성적이고 대담한 인상을 주도록 바뀌었다. 전반적인 실루엣은 레인지로버를 좀 닮았다는 소리를 듣지만, 차별화된 시도도 분명 찾아 볼 수 있다. 전면 그릴은 더 커졌고, 세로형 주간주행등은 존재감을 잔뜩 부각한다. 측면의 변화 크게 없지만, 리어램프는 보다 정제된 형태로 다듬어졌다. 범퍼 하단 크롬 디퓨저는 고급감을 더하는 역할을 했다.

현대 팰리세이드 2.5 가솔린 터보 AWD 7인승 모델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현대 팰리세이드 2.5 가솔린 터보 AWD 7인승 모델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실내로 들어서면 ‘라운지’ 느낌이다. 공간감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디자인은 많이 달라졌다. 디스플레이와 공조 시스템 등은 대시를 감싼 틀 안에 깔끔하게 집어 넣었다. 각 좌석은 독립적인 휴식 공간처럼 마련됐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물론, 2열 시트는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처럼 리클라이닝과 팔걸이, 통풍·열선 기능이 모두 갖춰져 있다. 고급감은 평균치를 찍었다.

3열 좌석도 제법 넉넉하다. 시트를 조정하면 성인이 앉기에도 무리가 없는 공간이 나온다. 다만, 머리 공간은 아이들 착좌에 적합하다. 대신, 3열 전용 송풍구와 USB 포트, 컵홀더까지 갖춰진 점은 다섯 가족 구성원이 장거리 여행에도 괜찮을 거라는 의미다. 트렁크는 기본 상태에서도 넓지만, 3열을 접으면 캠핑이나 골프용으로도 충분한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2.5리터 I6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kg·m의 수치는 숫자보다 실제 체감이 중요하다.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은 조용하고 부드럽지만,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묵직한 힘이 느껴진다. 급가속이나 추월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스트레스 없는 반응이 인상적이다.

연비는 복합 기준 8.9km/L로 동급 대형 SUV 중에서는 평균적인 수준. 디젤 모델에 비해 효율은 떨어지지만, 진동과 소음 없이 조용한 승차감을 추구하는 소비자에게는 충분히 설득력 있다. 전자식 AWD 시스템은 도심뿐 아니라 빗길·눈길 같은 악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마트 외에도 험로 주행용 스노우·머드·샌드 모드가 포함돼 다양한 상황에 대응 가능하다. 도심형 SUV 디자인이지만, 올터레인 역량도 갖추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의 플래그십답게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다양한 보조 시스템이 기본 탑재됐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기능 등은 실제 주행에서 유용하게 작동했다. 특히 차로 중앙 유지 성능은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정밀했다.

큰 덩치를 상쇄하는 주차 편의성도 뛰어나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는 실제 좁은 주차장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차량을 내린 후 스마트키만으로 차량을 직선 이동시키는 기능은 대형 SUV 운전자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팰리세이드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다. 국내외 프리미엄 SUV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현대차가 제공하는 고급 사양과 편의 기능은 가격 대비 큰 가치를 제공한다. 국산 SUV 중에서는 기아 모하비, 수입차로는 혼다 파일럿, 포드 익스플로러, 볼보 XC90 등이 경쟁 모델로 꼽히지만, 팰리세이드는 합리적인 가격에 가장 완성도 높은 ‘패키지’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