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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우세 위협 받고 있어"...한미 조선업 협력 시동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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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우세 위협 받고 있어"...한미 조선업 협력 시동걸리나

존 펠란 장관 군사위원회 청문회서 조선업 재건 의지 밝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HJ중공업 등 함정 사업 정조준
"한국 조선업체와 협력 기회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사진=AP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사진=AP 연합뉴스
새 정부 들어 한·미(韓·美) 조선업 협력 관계가 더욱 무르익으면서 HD현대,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행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자국 조선업 재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어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 해군 함정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은 10일(현지 시각)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 함정 건조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의회, 업계, 국방부의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 해군의 우세가 위협받고 있으며,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조선 산업이 무너지도록 방치했다"며 "해양 산업 기반을 재건하는 일은 경제 정책이 아닌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 "해군이 함정 건조에 속도를 내고 해양 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런 노력에는 민간 영역과 국제 동맹과의 협력 강화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한국, 일본 등 동맹국 조선사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취임 이후 자국 조선업 재건을 강조하며 한국 조선사와의 협력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이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관세 협상과 더불어 공통의 관심사인 조선업 협력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 대통령은 특수선 건조와 MRO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조선업 동맹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발 맞춰 한국 조선사들도 미 해군 함정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조선 사업 협력에 나섰다. HJ중공업은 MRO 시장 진출을 목표로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SRA) 체결 준비에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호주 방산 기업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 한화는 3월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인수했으며, 지분율을 19.9%까지 확대하기 위해 호주와 미국 정부에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지난해엔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이지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안보 리스크와 미국의 해군력 확장 전략 본격화에 따라, 안정적인 상선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특수선에 대한 수주 기대감이 조선업 호황을 장기화시킬 것"이라며 "미국이 전투함 중심의 생산 체제를 고수하면서 상선·지원함·MRO 분야에서 한국 조선업체와의 협력 기회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해운산업 부활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지 국내 산업 재건에 그치지 않고 우방국과의 기술 공유·공동 생산·부품 공급망 재편 등 다층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이 과정에서 생산 역량은 물론 전략적 파트너로서도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미국 해운·조선 산업 복원 시나리오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