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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차세대 반도체기판 기술 '코퍼 포스트' 제품 양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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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차세대 반도체기판 기술 '코퍼 포스트' 제품 양산 성공

회로 집적도 높여 반도체 기판 소형화∙고사양화…발열 개선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3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된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용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3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된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용석 기자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2030년까지 반도체용 부품 사업을 연 매출 3조 이상 규모로 육성한다는 계획에 청신호를 켰다. LG이노텍이 ‘코퍼 포스트(구리 기둥) 기술’을 적용해 반도체기판 성능과 발열을 개선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LG이노텍은 이 제품을 기반으로 ‘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RF-SiP) 기판 1위 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모바일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에 적용되는 ‘코퍼 포스트(구리 기둥)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양산 제품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 기판과 메인보드 연결 시 구리 기둥을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코퍼 포스트’ 기술 확보로 글로벌 RF-SiP 기판 1위 입지를 한층 더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이노텍은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의 성능을 고도화하면서도 크기는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 전망하고 2021년부터 ‘코퍼 포스트’를 개발해왔다. 반도체 기판은 전자부품을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제품으로 납땜용 구슬인 솔더볼을 통해 메인보드와 연결된다. 통상 솔더볼을 촘촘히 배열할수록 더 많은 회로를 연결할 수 있고 스마트폰 성능 향상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LG이노텍이 25일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힌 코퍼 포스트(Cu-Post) 기술과 기존방식. 사진=LG이노텍이미지 확대보기
LG이노텍이 25일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힌 코퍼 포스트(Cu-Post) 기술과 기존방식. 사진=LG이노텍

기존에는 반도체 기판에 솔더볼을 직접 부착해 메인보드와 연결했지만 이 방식은 솔더볼 간격을 줄여 회로 집적도를 높이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LG이노텍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코퍼 포스트’ 기술로 구리 기둥을 먼저 세우고 그 위에 솔더볼을 작게 얹었다.

구리로 기둥을 세우는 것은 업계에서 고난도 기술로 알려져 있다. LG이노텍은 디지털 트윈 기반의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극 활용해 개발 속도와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이 기술로 LG이노텍은 솔더볼 간격을 기존 대비 약 20% 가까이 줄이는 데 성공했다. 기둥 구조를 통해 솔더볼의 면적과 크기를 최소화했고 녹는점이 높은 구리를 사용해 고온 공정에서도 기둥 형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더욱 촘촘한 배열 설계가 가능해졌다.

LG이노텍의 ‘코퍼 포스트’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과 동일한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크기는 최대 20%가량 작은 반도체 기판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설계 자유도를 높이고 디자인 슬림화가 가능하다. 특히 한정된 면적에 방대한 전기신호를 처리해야 하는 스마트폰 설계에 유리하다.

스마트폰 발열도 개선할 수 있다. ‘코퍼 포스트’에 사용된 구리는 납 대비 열전도율이 7배 이상 높아 반도체 패키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보다 빠르게 외부로 방출한다. 열에 의한 칩 성능 저하나 신호 손실 등 문제를 최소화해 모바일 기기의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코퍼 포스트’ 기술 관련 특허 40여 건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인 RF-SiP 기판, 플립칩 스케일 패키지(FC-CSP) 기판 등에 적용해 시장 우위를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이 기술은 단순한 부품 공급 목적이 아닌 고객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한 깊은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며, “혁신 제품으로 기판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지속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