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감성 입은 외관 디자인
부드럽고 탄탄한 주행 질감
넉넉한 공간·실용성 갖춘 車
부드럽고 탄탄한 주행 질감
넉넉한 공간·실용성 갖춘 車

전체적인 인상은 부드럽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단단하게 짜인 구성으로 이 차는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도시형 SUV의 감성을 담되 주행 성능과 공간 활용성, 실용성까지 고루 갖춘 실속형 모델이라는 점에서다.
외관 디자인은 국내 소비자들의 디자인 선호를 의식한 디테일이 느껴졌지만, 실내 구성은 여전히 북미 시장 특유의 투박한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두 시장의 취향이 공존하는 느낌이었다.
이번 시승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출퇴근 시간대 복잡한 시내도로부터 외곽순환도로, 고속화 도로까지 총 400km 이상 주행하며 트레일블레이저가 어떤 SUV인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실내에 들어서면 전반적인 구성은 단정하다. 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과 계기판은 쉐보레 최신 레이아웃에 맞춰 재배치됐다. 버튼류는 직관적이라 조작이 어렵지 않다. 다만 아쉬움도 있다. 디스플레이 화질은 경쟁차 대비 떨어지고, 햇빛 반사 상황에서는 시인성이 낮아 정보 확인이 쉽지 않았다. 후방카메라 화질도 기대에 못 미친다. 전체적으로 실내는 기능 위주로 구성돼 있다. 고급스러움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한 미국차 특유의 실내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1.35리터 E-터보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효율성과 실용성을 모두 고려한 설정이다.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는 24.1kg·m로 수치상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실주행에서의 응답성과 전개는 꽤 부드럽고 민첩하다.
AWD(사륜구동) 시스템은 스위처블 타입이다. 필요에 따라 전륜 또는 사륜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평소에는 FWD(전륜구동)로 연비를 챙기고 비가 오는 고속도로에서는 AWD로 안정감을 높였다. 주행 질감은 쉐보레 특유의 탄탄함이 묻어나며 고속에서도 차체의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직진 성능을 유지했다. 다만 노면에 따라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다소 거슬리는 수준이었다. 정숙성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로 유지, 후측방 경고 등 주요 ADAS 기능도 기본 적용되지만 민감도가 다소 높은 편이다. 차선 변경 시 스티어링 휠의 개입이 잦고 강해 주행 중 집중력을 흐릴 수 있다. 특히 능숙한 운전자가 체감하기엔 다소 과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예민한 개입보다는 부드럽고 일관된 보조가 아쉬웠다.
공간은 이 차의 또 다른 장점이다. 2열 레그룸은 성인 남성이 편히 앉을 정도로 여유 있고 트렁크는 기본 460리터, 2열 폴딩 시 1470리터까지 확장된다. 시승 중 마트에서 중형 박스 두 개를 넣고도 공간이 넉넉했다. 트렁크 하단에도 보조 수납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 짐 정리에 실용적이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도심형 소형 SUV'가 갖춰야 할 덕목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스타일·공간·효율성은 물론 주행 감각 역시 가격대를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