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음극재 성능 개선 실리콘이 유일"…글로벌 배터리·차 업계 '눈독'

글로벌이코노믹

"음극재 성능 개선 실리콘이 유일"…글로벌 배터리·차 업계 '눈독'

허성범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 대표 인터뷰
2019년 회사 설립 후 실리콘 음극재 개발
올해 경기 화성에 파일럿 라인 구축 계획
허성범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 대표.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허성범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 대표. 사진=김정희 기자

"배터리 성능을 개선시킬 수 있는 건 실리콘 음극재뿐입니다."

지난 1일 경기도 안산 경기테크노파크 내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 사무실에서 만난 허성범 대표는 강한 확신에 차 있었다. 캐나다에 회사를 세운 지 6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지 4년 만에 실리콘 음극재 파일럿 라인 구축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회사는 올해 안에 경기 화성에 20t 규모 파일럿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설비 발주는 이미 완료했다. 이외에 경기 평택과 캐나다 온타리오 윈저에도 생산 거점을 위한 부지를 확보했다.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본사를 둔 실리콘 음극재 개발 업체다.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과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천연·인조 흑연으로 만들어진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한 것으로 단위 무게당 용량이 흑연계 음극재보다 약 10배 높아 주행거리 증가와 충전시간 단축에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

허 대표는 주요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 등에서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기업 수는 110곳에 이른다. 그는 "국내 셀 제조사는 물론 중국 유수의 배터리 기업, 글로벌 완성차와 상용차 업체, 북미 전동공구 제조사, 베트남 전기차 업체 등과 NDA를 맺었다"면서 "제 자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런 관심이 가능한 것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경쟁사 제품은 그램(g)당 밀리암페어시(mAh) 기준으로 1400~1600 정도지만, 우리가 최근 내놓은 최종 개선품인 P300(N)은 1600~1700 수준"이라며 "1900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시험 단계 수율도 90%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기엔 kg당 40달러를 예상하고 있지만 이후 고객 수를 확보하면 20~25달러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며 "그렇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투자 유치도 한창이다. 이미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네오배터리머리티얼즈는 현재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캐나다 현지 증권사와 논의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 증권시장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도 추진 중이다. 그는 "신주 발행을 통한 유증을 준비하고 있고, 현재 연내 상장을 목표로 미국 로펌과 서류 작업도 진행 중"이라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회사는 드론, 휴머노이드 로봇 등 신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딥테크 로봇 스타트업 지오로봇과 협력해 실리콘 음극재 공동 개발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허 대표는 "로봇 제조업체 3곳, 드론 제조업체 2곳과 각각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틈새시장 같지만 성장률이 매우 높고, 미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허 대표는 "저희 목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라며 "단순히 소재만 공급하는 데서 벗어나, 맞춤형 배터리 셀까지 개발하는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실리콘 음극재 제조업체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가 만든 실리콘 음극재.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실리콘 음극재 제조업체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가 만든 실리콘 음극재. 사진=김정희 기자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