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혜국 대우 약속 받아…통상교섭본부장 "15% 미니멈 될 것"
美 트럼프, 반도체 100% 관세 부과…러트닉 "설비 짓는 기업 관세 예외"
삼성전자·SK하이닉스, 美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 중…면제 사유 해당
美 트럼프, 반도체 100% 관세 부과…러트닉 "설비 짓는 기업 관세 예외"
삼성전자·SK하이닉스, 美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 중…면제 사유 해당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 발표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품복별 관세율 부과 요인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상호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등 품목관세에 대해 최혜국 대우(유럽연합 기준 15%)를 약속받은 만큼 관세면제나 상호관세율인 15% 부과에 그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8일 “아마 반도체 관세는 15%가 미니멈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반도체분야의 품목별 관세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반도체에 100%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며 반도체분야에 대한 강력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트닉 장관의 말대로라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세 면제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44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패키징 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양사 모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 정책이 공표된 이후 추가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세부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쟁기업인 대만의 TSMC는 2020년 미국 애리조나에 650억달러 투자를 결정한 이후 반도체 공장건설을 진행중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올해 3월 미국에 10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공표했다. 관세부과를 무기로한 트럼프 행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에 적극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관세 혜택을 적용할 수도 있다.
관세가 부과될 경우 반도체업계 상황은 배터리업계와 비슷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배터리업계는 상호관세율 15%를 적용받으면서 셀 제조와 소재 업체 간 상황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모습이다. 현지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셀 업체들은 큰 우려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국내 생산 위주인 양극재·동박·분리막 등 소재 업체들은 미국 생산 거점이 없어 관세를 피할 수 없다. 반도체 분야도 소재, 장비 제조 업체 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협력사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석현 우리은행 연구원은 “반도체 관세 100% 부과시 미국 빅테크 충격도 크다는 점에서 유예 기간 설정 가능성도 높다”면서 “대미 반도체 생산 투자 계획에 따라 예외 또는 우대 요건이 적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