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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SDV 전환 전면 배치한 연말 인사…기술·성과·세대교체 동시에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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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SDV 전환 전면 배치한 연말 인사…기술·성과·세대교체 동시에 겨냥

R&D·제조·북미 성과 전면 배치…기술 인재 중용과 40대 세대교체 병행
만프레드 하러·정준철 사장 승진…SDV 전환 핵심 축 재편
성과 보상·기술 우선 원칙 재확인…미래 모빌리티 체질 전환 가속
(왼쪽 첫째줄부터)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 사장, 정준철 현대차 사장, 윤승규 기아 사장(왼쪽 둘째줄부터)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 조창현 현대카드 대표, 전시우 현대커머셜 대표.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왼쪽 첫째줄부터)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 사장, 정준철 현대차 사장, 윤승규 기아 사장(왼쪽 둘째줄부터)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 조창현 현대카드 대표, 전시우 현대커머셜 대표.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2025년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체질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술 경쟁력 강화와 성과 중심 인사, 세대교체를 동시에 추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8일 소프트웨어 기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핵심 기술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공급망 리스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성과를 낸 리더를 전면에 배치하고, 기술 인재를 중용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찍은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SDV 전환의 핵심 축에 사장급 리더를 전면 배치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하러 사장은 차량 개발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대차·기아의 기본 성능과 브랜드 정체성 강화에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R&D본부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유관 부문과의 협업을 강화해 SDV 경쟁력 고도화를 주도할 전망이다.

제조 부문에서도 변화가 이뤄졌다. 정준철 제조부문장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인 SDF 구축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완성차 생산기술과 구매본부를 총괄해온 정 사장은 향후 로보틱스와 차세대 생산체계 구축을 통해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북미 시장 성과에 대한 보상도 분명했다.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사장은 어려운 경쟁 환경 속에서도 북미 소매 판매를 전년 대비 8% 이상 성장시키며 기아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성과 중심 인사 기조가 이번 인사에서도 유지됐다는 평가다.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도 함께 단행됐다. 현대제철 신임 대표이사에는 30년 철강 전문가인 이보룡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현대카드 조창현 대표와 현대커머셜 전시우 대표는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금융 계열사의 안정적 경영 성과가 반영됐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이동해 그룹 차원의 사업 최적화를 맡는다.

이번 인사는 대규모 세대교체 성격도 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장 승진자 4명을 포함해 부사장 14명, 전무 25명, 상무 신규선임 176명 등 총 219명의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보다 승진 규모는 줄었지만, 40대 차세대 리더 발탁과 기술 인재 비중 확대를 통해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상무 신규 선임자 중 40대 비율이 절반 가까이로 늘었고, 상무 초임 평균 연령도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했다.

외부 인재 영입도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 싱크탱크 역할을 맡는 HMG경영연구원장에는 신용석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가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거시경제와 글로벌 공급망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체질 개선과 미래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SDV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중심 인사와 성과에 기반한 리더십 재편이 맞물리면서, 중장기 전략 실행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