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정의선 회장 수소 비전 구체화, 글로벌 무대서 속도 낸다

글로벌이코노믹

정의선 회장 수소 비전 구체화, 글로벌 무대서 속도 낸다

현대차그룹, 생산부터 모빌리티까지 ‘전주기 수소 리더십’ 본격화
수소위원회 CEO Summit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와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가 지원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수소위원회 CEO Summit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와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가 지원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수년간 일관되게 강조해 온 수소 에너지 전략이 글로벌 협력과 구체적 사업 확대로 현실화되며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경제 전환의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달 국내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CEO 서밋’과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를 통해 수소 산업에 대한 장기 비전과 실행 전략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이번 행사는 정의선 회장이 공동 의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수소위원회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소 산업 리더들이 대거 집결한 자리로, 현대차그룹의 수소 리더십을 국제 사회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수소위원회 CEO 서밋에는 전 세계 10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수소 산업 리더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에는 26개국 28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수소 생산, 인프라, 활용 전반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위원회 공동 의장사로서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한 전략 논의를 주도하며 주요 기업들과의 결속을 강화했다.
정의선 회장은 CES 2024에서 그룹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공개하며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선언은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 산업 구조 전환을 염두에 둔 메시지로 해석됐고, 이후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이 같은 방향성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옮기는 과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전주기 밸류체인 구축을 목표로 정부, 지자체,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충청북도 등과 ‘수소도시 조성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청주를 수소에너지 기반 친환경 스마트 도시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시설의 생산 규모를 하루 2000kg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11월에는 평택시, 경기평택항만공사 등과 함께 ‘탄소중립 수소항만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평택항 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수소 연료전지 발전기 도입과 수소 생산·공급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미 2024년 11월부터 현대차 아산공장과 평택항을 잇는 약 40km 구간에서 국내 최초 수소 카트랜스포터를 시범 운영하며 항만 탈탄소화와 대기질 개선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제주도와의 협력도 수소 전략의 중요한 축이다. 현대차그룹은 제주도와 함께 PEM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 모빌리티 보급 확대, 수소트램 도입, 항만 탈탄소를 위한 친환경 물류와 수소 인프라 구축 등 수소 산업 전 과정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 현대자동차그룹 부스 전경.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 현대자동차그룹 부스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수소 전략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협력으로 확장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울산시, 중국 광저우시와 수소 생태계 공동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동북아 수소 협력의 기반을 다졌고,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싱가포르 경제개발청과 수소 중심 저탄소 기술 개발 협력에도 나섰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수소위원회 공동 의장사인 프랑스 에어리퀴드와 함께 수소 모빌리티 확대, 인프라 구축,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한 전략 실행에 착수했다. 글로벌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 확대와 그린수소 생산·활용 과정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도 검토 중이다.

수소 수요 창출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확대 역시 정의선 회장이 강조해 온 전략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K1 모빌리티와 협력해 광역노선 차량 300대를 수소버스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HD한국조선해양 등과는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한 자체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고효율 동력 성능과 최대 720km 주행거리를 갖춘 ‘디 올 뉴 넥쏘’를 출시하고, 수소 충전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디 올 뉴 넥쏘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7000대를 돌파했으며, 단일 충전으로 1400.9km를 주행하는 기록을 세우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수소 생산 기술 분야에서도 선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PEM 수전해 시스템을 생산할 계획이며, 전북 부안과 충남 보령에 1MW급 수소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2029년까지 제주도에 5MW급 PEM 수전해 설비를 개발하는 등 생산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장기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수소 전략이 글로벌 수소경제 전환 국면에서 현대차그룹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행으로 이어지는 전략이 수소 산업 전반에서 현대차그룹의 존재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