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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서 MBK 공세 차단…최윤범 체제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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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서 MBK 공세 차단…최윤범 체제 재확인

이사 선임·정관 개정 다수 안건 통과
주주환원 확대·거버넌스 개선 동시 추진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의장을 담당한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주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이미지 확대보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의장을 담당한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주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과 주요 안건을 통과시키며 현 경영진 중심의 지배구조를 재확인했다.

24일 고려아연은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주총은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와 맞물리며 경영권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으로 주목받았다.

이사 선임 표결에서는 현 경영진 측이 주도권을 확보했다.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진행된 표결에서 최윤범 회장은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기록하며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황덕남 이사회 의장도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크루서블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 후보는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반면 MBK·영풍 측이 추천한 후보들은 4위 이하에 머물며 일부만 선임되는 데 그쳤다.

이번 결과로 현 경영진 중심의 이사회 체제가 유지되며 경영 연속성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가 재확인됐다. 44년 연속 흑자와 사상 최대 실적 달성,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등 기존 경영 성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됐다. 고려아연은 주당 현금배당을 2만원으로 결정하고 약 9177억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는 안정적인 배당 재원을 확보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배구조 개선 관련 안건도 다수 통과됐다. 소수주주 보호를 정관에 명문화하고 전자주주총회 도입 근거를 마련했으며, 이사회 내 독립이사 구성 요건을 과반으로 강화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를 정관에 반영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 제한 규정도 도입했다. 분기배당 관련 기준도 정비해 배당 정책 운영의 유연성과 명확성을 높였다.

다만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안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감사위원 독립성과 견제 기능 강화를 위한 조치였지만 MBK·영풍 측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의결권 행사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MBK 측은 집중투표제 과정에서 표결 기준 변경 문제를 제기했지만, 고려아연은 외국인 주주의 의결권이 실제 의사에 맞게 반영되도록 산정 방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외국인 주주의 의결권 대리행사 시스템상 특정 후보에만 표를 집중할 경우 전체 의결권이 일부만 행사된 것처럼 반영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찬성 의사가 확인된 후보를 대상으로 보유 의결권 전체를 비례 배분하는 방식을 적용했으며, 해당 기준은 양측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방식대로 과소투표를 그대로 반영하더라도 결과에는 차이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총은 경영권 분쟁 속에서 진행된 만큼 현장 긴장감도 높았다. 주총장 출입이 통제되고 노동조합이 MBK 측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갈등이 표면화됐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 결과를 기반으로 크루서블 프로젝트와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현 경영진 중심의 거버넌스 체제를 통해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극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이 24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진행된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MBK 측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며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고려아연 노동조합이 24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진행된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MBK 측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며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