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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핵심 3사, 관세 파고 속 '역할 분담' 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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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핵심 3사, 관세 파고 속 '역할 분담' 선명

현대차·기아 친환경차로 시장 방어
모비스 전장·A/S로 미래차 전환 뒷받침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핵심 3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숫자보다 역할 변화가 더 뚜렷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수요 둔화와 관세 부담 속에서도 친환경차와 고부가가치 차종을 앞세워 시장 방어에 나섰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전장부품과 A/S부품을 통해 그룹의 전동화 전환을 떠받치는 구조다.

26일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3사의 합산 매출은 91조13억원, 영업이익은 5조5224억원으로 집계됐다. 표면적으로는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관세와 원가 상승, 인센티브 확대가 완성차 수익성을 압박했다. 실적의 무게중심도 단순 판매 확대보다 위기 국면에서 어떤 차종과 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했는지에 쏠린다.

현대차는 1분기 매출 45조9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글로벌 판매는 줄었지만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가 늘면서 외형을 지탱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17만3977대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관세 영향 8600억원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2조5147억원으로 30.8% 감소했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더 공격적인 시장 대응이 두드러졌다. 1분기 매출은 29조5019억원으로 5.3% 증가했고, 글로벌 도매 판매도 77만9741대로 역대 1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친환경차 판매는 23만2000대로 33.1% 늘었고, 전체 판매 비중도 29.7%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기아 역시 관세와 경쟁 심화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2조2051억원으로 26.7% 줄었다.

두 완성차 계열사의 실적은 현대차그룹이 마주한 현실을 보여준다. 친환경차 전환은 더 이상 미래 전략이 아니라 수요 둔화 국면에서 판매를 방어하는 현재의 무기가 됐다. 하지만 관세와 지역별 정책 변화, 인센티브 경쟁이 겹치면 판매가 늘어도 이익은 줄어드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현대모비스의 역할이 커진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 매출 15조5605억원, 영업이익 80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3.3% 증가했다. 완성차 계열이 관세 부담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은 것과 달리 현대모비스는 해외 완성차 고객사 대상 매출 확대와 전장부품 공급 증가, A/S부품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실적을 방어했다.

현대모비스의 성장은 단순 부품 공급 확대 이상의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하이브리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으로 무게중심을 옮길수록 전장부품과 전동화 핵심부품의 중요성은 커진다. 완성차 판매가 시장 최전선이라면 현대모비스는 그 뒤에서 차량의 전동화·지능화 경쟁력을 만드는 기반이다.

결국 1분기 실적은 현대차그룹의 성장 공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전처럼 많이 팔아 많이 남기는 구조만으로는 관세와 지정학 리스크를 넘기 어렵다. 현대차와 기아는 하이브리드·전기차 라인업으로 시장을 지키고, 현대모비스는 전장·전동화 부품으로 미래차 전환의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 올해 현대차그룹의 관전 포인트는 판매 대수보다 수익성 방어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