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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중동 리스크에 원유 조달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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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중동 리스크에 원유 조달 다변화

호르무즈 차질 속 대체 원유 확대
SK온, 유럽 EV·ESS 중심 수요 대응
SK 서린빌딩. 사진=SK이미지 확대보기
SK 서린빌딩. 사진=SK


SK이노베이션이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유 수급 불확실성에 대응해 대체 원유 도입을 늘리고 정유·배터리·ESS 사업의 운영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주영규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은 1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동 전쟁 이후 원유 수급 계획과 가동률 전망에 대해 "호르무즈 통항에 차질이 지속되면서 중동산 원유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얀부와 후자이라를 통해 일부 중동산 원유가 공급되고 있고, 대체 원유 물량을 늘리면서 정기보수 중인 공정을 제외하면 최대 가동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도입선 변화에 따른 수율과 마진 영향도 관리하고 있다. SK에너지는 호르무즈 안쪽에서 구매하던 중동산 헤비 원유 감소분을 얀부와 후자이라항 물량, 캐나다, 미국, 브라질, 에콰도르 등 중질 원유 도입으로 보완하고 있다. 원유 도입 변화로 운임 상승 등 마진에 부정적인 영향은 있지만 자산 투입과 정부의 원유 다변화 지원금 활용 등을 통해 손익 영향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정유 공급 차질도 변수로 꼽혔다. 주 실장은 정보기관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아시아와 중동에서 약 80만bd 규모의 가동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올해 글로벌 정유설비 순증 규모도 전쟁 발발 이전 예상치인 약 100만bd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상승은 전기차 수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김영광 SK온 재무관리실장은 최근 유가 상승이 전기차의 운영 경제성을 부각시키는 측면에서 전기차 수요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는 유가뿐 아니라 지역별 정책 환경, 소비자 인센티브, 완성차 업체 판매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을 유지했다. 김 실장은 미국의 경우 CTC 종료 이후 전기차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이 전기차 경제성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금리 부담, 소비심리 위축, 정책 불확실성이 함께 작용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보수적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유럽 시장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독일의 전기차 지원 정책 재도입, 영국의 지원 확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에 힘입어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건 SK온 기획조정실장도 2026년 1분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약 120만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SK온의 유럽 배터리 판매와 가동률도 개선되고 있다. 안 실장은 기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 중형 모델 외에도 포드 퓨마젠-E, 폭스바겐 엘록 등 중소형 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럽 내 SK온 배터리 판매량과 가동률도 지난해보다 증가한 상태라고 밝혔다.
SK온은 ESS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추진한다. 김영광 실장은 EV 시장의 단기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ESS를 포함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SK온은 EV 배터리 일부 라인을 ESS용 배터리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미국 플랫아이언사와 국내 2차 ESS 중앙계약시장 수주 등을 통해 ESS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ESS 시장 경쟁에 대해서는 품질과 공급 안정성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북미 ESS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시장이라며 다양한 플레이어의 진입과 경쟁 구도 변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ESS 시장은 단순 가격뿐 아니라 품질, 안정성, 공급 안정성, 프로젝트 수행 역량이 함께 평가되는 만큼 관련 역량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장주기 ESS 사업은 2027년부터 실적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실장은 국내 장주기 ESS 물량 대부분이 2027년 이후 납품될 예정이어서 2027년부터 이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6월 예정된 정부 발주 건에 대해서는 중앙계약시장 2차 입찰 결과와 비슷한 수준의 수주 목표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학사업은 중동 전쟁 이후 시황 개선에도 구조적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놨다. 김용수 SK지오센트릭 경영기획실장은 SK에너지와의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원료의 약 80%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어 1분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쟁 이후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효과 방어를 위해 마케팅 최적화와 재고 운영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단지 사업 재편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김 실장은 울산단지 사업 재편은 참여사 간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구체적 실행 방안을 협의 중이며, 현재로서는 연내 최종안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해관계자별 입장 차이와 중동 정세에 따른 원가·수급 전망 불확실성으로 논의가 다소 지연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 측면에서는 투자 집행과 차입금 관리가 과제로 제시됐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1분기 누적 CAPEX 집행 규모가 약 8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배터리 사업 3000억원, E&S 사업 2000억원, 경상 투자와 전략 투자를 합쳐 약 3000억원이 집행됐다. 이는 2026년 연간 CAPEX 가이던스 3조5000억원 대비 약 23% 수준이다.

순차입금은 증가했다. 서 본부장은 2026년 1분기 말 순차입금 규모가 24조5554억원으로, 순운전자본 증가에 따른 현금 감소 등으로 전년 말보다 약 2조원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핵심 저효율 자산 정리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노력을 이어가며 재무구조 안정화와 순차입금 축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S 부문에서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 진행 상황도 언급됐다. 강륜권 SK E&S 경영기획실장은 바로사 가스전이 현재 시운전 단계이며, 해상 시추 설비인 FPSO와 다윈 LNG 터미널의 LNG 생산 프로세스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FPSO 설비 안정화와 최적화 과정에서 일부 설비 수리와 교체가 이뤄지며 목표 일정 대비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장기 인프라 자산인 만큼 안전과 안정적인 설비 운영에 초점을 맞춰 단계적으로 송출량을 늘릴 계획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