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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ESS 전환에도…AMPC 제외 수익성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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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ESS 전환에도…AMPC 제외 수익성은 숙제

LG엔솔 1분기 AMPC 제외 손실 3975억원…보조금 효과 빼면 적자 확대
OBBBA 이후 중국 공급망 배제 요건 강화…수령 난도 높아져
K배터리 3사가 ESS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 생산 보조금 수령 조건 강화가 수익성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K배터리 3사가 ESS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 생산 보조금 수령 조건 강화가 수익성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국내 배터리 3사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하반기 반등 카드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적을 떠받쳐온 미국 생산 보조금의 방어력은 약해지고 있다. 보조금 제도는 유지됐지만 수령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ESS 전환 효과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손실은 2078억원이었다.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1898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은 3975억원으로 늘어난다. 보조금이 없었다면 손실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커지는 구조다.

얇아진 AMPC 방어막…LG엔솔 보조금 58.5% 감소


방어막의 두께도 얇아졌다. 지난해 1분기 4577억원이던 LG에너지솔루션의 AMPC 반영액은 올해 1분기 1898억원으로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58.5% 감소한 규모다.
북미 ESS 생산 기지 확대에 따른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와 전기차용 배터리 물량 감소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AMPC는 북미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모듈 물량을 기반으로 반영된다. 북미 생산량이 줄거나 가동률이 낮아지면 세액공제 효과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배터리 3사를 비교하면 의존도 차이가 드러난다. 2025년 연간 기준 AMPC 수령액은 LG에너지솔루션 1조6468억원, SK온 7186억원, 삼성SDI 2752억원 순이다. 삼성SDI가 1분기 손실 축소와 순이익 흑자 전환에서 상대적으로 선명한 개선세를 보인 것도 보조금 의존도가 낮은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조금은 남았지만, OBBBA 이후 조건이 달라졌다


미국 정책 변수도 복잡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감세·재정 법안(OBBBA) 발효 이후 AMPC 전면 폐지는 피했다. 배터리 셀·모듈에 대한 생산 보조금 구조는 유지됐다. 45X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에는 금지외국기관(PFE) 관련 제한이 강화됐다.

핵심은 중국 공급망 배제다. 배터리 부품의 경우 PFE와 관련된 물질적 지원 제한 기준이 2026년 60%에서 2027년 65%, 2028년 70%, 2029년 80%, 2030년 이후 85%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중국 등 금지외국기관과 관련된 소재·부품 의존도를 낮추지 못하면 세액공제 수령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조금은 남았지만 수령 난도는 올라갔다. 기존에는 북미 생산량을 늘리면 AMPC도 비례해서 커지는 구조였다. 앞으로는 생산량뿐 아니라 소재·부품 공급망의 적격성까지 맞춰야 한다.

탈중국 공급망, 배터리 업계엔 이중 과제


배터리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단기간에 낮추기는 쉽지 않다.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핵심 소재 공급망에서 중국 기업 비중이 높고, 리튬·니켈·흑연 등 원재료의 정제·가공 단계에서도 중국 영향력이 크다. 미국 내 생산 설비를 늘리더라도 소재와 광물 조달망까지 동시에 바꾸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탈중국 공급망 구축은 비용 부담도 수반한다. 중국 외 지역에서 소재와 광물을 조달하려면 장기 공급 계약과 합작 투자, 현지 생산기지 확보가 필요하다. 조달처 다변화 비용이 커질수록 AMPC로 얻는 수익성 개선 효과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생산 확대, 비중국 소재 확보, 원가 경쟁력 방어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AMPC는 K배터리의 수익성 방어막이지만 앞으로는 생산 능력뿐 아니라 공급망 적격성이 보조금 수령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ESS 전환도 결국 수익성이 관건


배터리 3사가 서두르는 ESS 전환은 수주 확대뿐 아니라 AMPC 기반을 넓히는 포석이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말까지 북미 ESS 생산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하려는 것도 이 맥락에서 읽힌다.

ESS 라인 전환이 AMPC 확대로 곧장 이어지려면 조건이 있다. 중국 공급망 배제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생산이 안정화돼 실제 물량이 나와야 한다. 라인 전환 초기 비용과 LFP 배터리 중심의 낮은 단가 구조를 감안하면 ESS 확대가 당장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AMPC 제외 기준 전사 흑자 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삼성SDI도 하반기 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회사의 목표가 현실화되려면 ESS 물량 확대뿐 아니라 AMPC 제외 기준 수익성 개선이 함께 확인돼야 한다.

하반기 실적의 관건은 ESS 수주 확대가 실제 생산 물량과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