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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브라운관서 전고체까지…56년 혁신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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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브라운관서 전고체까지…56년 혁신의 궤적

브라운관·PDP 거쳐 배터리 기업으로 체질 전환
46파이·ESS 앞세워 미래 성장동력 확보
삼성SDI의 각형 전고체 배터리(왼쪽)와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오른쪽). 사진=삼성sdi이미지 확대보기
삼성SDI의 각형 전고체 배터리(왼쪽)와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오른쪽).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창립 56주년을 앞두고 브라운관에서 디스플레이, 배터리로 이어진 사업 전환의 역사를 공개했다. 전기차 시장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 속에서도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고체 배터리를 앞세워 다음 성장축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SDI는 28일 창립 56주년을 앞두고 사내 뉴스룸을 통해 56년 성장사를 담은 화보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화보에는 브라운관 기업으로 출발해 디스플레이를 거쳐 전기차 배터리와 차세대 배터리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바꿔온 과정이 담겼다.

삼성SDI의 56년은 국내 전자부품 산업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브라운관이 주력 산업이던 시절 영상표시장치 기업으로 성장했고, 디스플레이 시장이 평판 중심으로 재편되자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이후 전기차 시장 개화와 함께 배터리 사업을 키우며 회사의 정체성도 배터리 기업으로 바뀌었다.

삼성SDI는 1970년 ‘삼성-NEC주식회사’로 출범했다. 울산사업장에서 진공관과 브라운관을 생산하며 사업 기반을 다졌고, 1974년 삼성전관공업주식회사, 1984년 삼성전관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꾸며 컬러 브라운관과 모니터 사업을 확대했다.
1999년에는 현재의 사명인 삼성SDI를 채택했다. 브라운관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첨단 디스플레이와 전자재료, 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디스플레이가 성장축이 됐다. 삼성SDI는 PDP 사업을 확대해 2003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고, 2007년에는 세계 최초로 AMOLED를 양산했다. 브라운관 이후 시장 변화를 읽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무게 중심을 옮긴 것이다.

배터리 사업은 1997년 천안사업장 파일럿 라인 구축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2000년 양산을 시작한 뒤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 확산에 힘입어 소형 배터리 사업을 키웠고, 2010년에는 소형 배터리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전자재료 사업도 회사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삼성SDI는 2002년 구미사업장에 전자재료 생산라인을 구축한 데 이어 2014년 제일모직과 합병하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소재 경쟁력을 강화했다.

전기차 시장 개화는 또 다른 변곡점이었다. 삼성SDI는 2008년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진출했고, 2010년 울산사업장에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2017년에는 헝가리 공장을 준공하며 유럽 생산 거점도 확보했다.
최근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 심화로 성장 속도가 조정되고 있다. 삼성SDI는 이 같은 환경에서 양적 확대보다 기술 경쟁력과 수익성을 앞세운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 차세대 배터리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파이는 이 전략의 한 축이다. 삼성SDI는 올해 3월 베트남 법인에서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긴 것으로, 초도 물량은 미국 마이크로 모빌리티 고객사에 공급된다. 전기차 고객사와도 관련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ESS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컨테이너형 ESS 솔루션인 ‘삼성 배터리 박스(SBB)’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배터리 셀과 모듈, 랙, 안전장치 등을 20피트 컨테이너에 일체형으로 탑재해 설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재생에너지 보급으로 전력 저장 수요가 늘면서 ESS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SDI는 ESS를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국면에서 수익성을 보완할 수 있는 주요 사업으로 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삼성SDI의 장기 승부처다. 회사는 2023년 수원사업장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을 구축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소재와 공정, 원가 등 상용화 과제가 남아 있어 일정 달성 여부가 기술 경쟁력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