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검증 거쳐 기업간거래 수익화 가능성
대기업 수요처 역할에 부품사 성장 기대
대기업 수요처 역할에 부품사 성장 기대
이미지 확대보기휴머노이드와 서비스 로봇 시장이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사업화 단계로 이동하면서 경쟁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기술 시연보다 실제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부품 공급망과 제조 역량, 운영 데이터 확보가 로봇 산업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5일 재계와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로봇 조직과 투자 계획을 정비하며 사업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은 인공지능(AI) 모델만으로 완성되는 제품이 아니다. 모터와 감속기, 액추에이터, 센서, 제어기 등 핵심 부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고 현장에서 안전성, 내구성, 유지보수 체계까지 검증돼야 한다.
수익화 경로는 가정용 범용 휴머노이드보다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먼저 열릴 가능성이 크다. 물류와 제조, 조선, 청소, 서빙 등 특정 업무형 로봇은 도입 목적과 비용 절감 효과가 비교적 분명하다. 반면 여러 일을 수행하는 범용 휴머노이드는 기술 난도와 가격 부담이 높다.
다만 특정 업무형 로봇과 범용 휴머노이드를 완전히 분리해 보기는 어렵다. 특정 업무형 로봇도 범용 모델과 현장 데이터 위에서 성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로봇이 실제 공간에서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가 필요하다.
전문가들도 현 단계를 단순한 수익성 지연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휴먼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현재 로봇 사업은 수익화가 지연되고 있다기보다 연구개발과 현장 검증이 함께 진행되는 단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아틀라스 제조 현장 투입 역시 자동차 공정에서 성능과 데이터를 검증하는 대규모 개념검증(PoC) 성격이 크다는 설명이다.
현장 검증은 사업화의 전 단계다. 실제 작업 환경은 전시장에서 이뤄지는 기술 시연과 조건이 다르다. 속도와 정확도뿐 아니라 안전성, 반복 작업 수행 능력, 유지보수 비용까지 확인돼야 한다. 최 교수는 “현장에서 생산성과 안전성, 반복 작업 수행 능력이 검증되면 이후 유사 제조 공정으로 확산되며 B2B 판매 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품과 데이터도 로봇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액추에이터와 센서, 제어기 등 핵심 부품은 로봇의 성능과 비용을 좌우한다. 이들 부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양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최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로봇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핵심 부품 국산화와 제조 생태계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피지컬 AI의 성능은 결국 데이터가 결정한다”며 현장 데이터 축적이 로봇 상용화의 핵심이라고 봤다.
대기업의 수요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 로봇 부품사와 스타트업은 안정적으로 납품할 시장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겪어왔다. 대기업이 공정과 서비스 현장에 로봇을 도입하면 부품사와 스타트업에도 검증과 납품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최 교수는 “대기업이 수요처 역할을 하고 정부가 생태계 조성을 뒷받침하면 중소 부품사와 스타트업의 연구개발과 제조 역량도 함께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차별화 지점은 제조 현장에 있다. 미국이 AI 플랫폼과 소프트웨어에서 앞서고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다면 한국은 자동차와 조선, 방산 등 고도 제조 기반을 갖췄다는 강점이 있다. 현장 데이터와 양산 역량이 중요해질수록 국내 기업의 제조 기반도 피지컬 AI 시대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유경·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