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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주가 급락에도 주식분할론 제기…AI 메모리 랠리 또 다른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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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주가 급락에도 주식분할론 제기…AI 메모리 랠리 또 다른 숙제

분사 후 38달러서 한때 2200달러대까지 폭등
14% 급락 뒤에도 주가 1700달러대…개인 투자자 접근성 논란
샌디스크가 AI 데이터센터용 낸드 플래시 수요를 타고 분사 후 급등한 가운데 주가 급락 이후에도 주식분할 가능성이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샌디스크가 AI 데이터센터용 낸드 플래시 수요를 타고 분사 후 급등한 가운데 주가 급락 이후에도 주식분할 가능성이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챗GPT

미국 플래시 메모리 기업 샌디스크가 최근 급락에도 주식분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 수요를 타고 웨스턴디지털에서 분사한 뒤 주가가 폭등하면서다.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로 주가가 하루 14% 넘게 밀렸지만 여전히 주당 1700달러(약 260만원)대에 머물고 있어 개인 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높은 가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모틀리풀은 4일(현지시각) 샌디스크를 웨스턴디지털에서 분사한 이후 최근 시장에서 가장 극적인 주가 흐름을 보인 종목 중 하나로 꼽으며 주식분할 가능성을 예상했다.

샌디스크는 지난해 2월 웨스턴디지털에서 분리돼 독립 기업으로 나스닥 거래를 시작했다. 당시 주가는 약 38달러(약 5만8000원) 수준이었다. 이후 AI 데이터센터용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부각되면서 주가는 한때 2200달러(약 337만원)를 넘어섰다.

최근 흐름은 달라졌다.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샌디스크는 2일 뉴욕증시에서 14.13% 급락해 1745달러(약 267만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급락 이후에도 주가 수준은 여전히 일반 개인 투자자에게 부담스러운 초고가권이다.

◇ 주식분할, 기업가치 아닌 접근성 문제


주식분할은 기업의 본질가치를 바꾸는 조치가 아니다.

회사가 발행 주식 수를 늘리고 주당 가격을 같은 비율로 낮추는 방식이다. 2대1 분할을 하면 기존 1주는 2주가 되고 주가는 절반으로 내려간다. 시가총액과 기존 주주의 경제적 지분은 그대로다.
그럼에도 고가 주식에서는 주식분할이 중요한 이벤트로 받아들여진다. 주당 가격이 수천 달러까지 오르면 개인 투자자가 한 주를 사는 데도 큰 금액이 필요하다. 주식분할은 이런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거래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샌디스크가 주식분할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가가 고점에서 내려왔더라도 1700달러대 가격은 여전히 높다. 분할을 통해 주가가 수백 달러대로 내려가면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늘고 거래 유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 AI 저장장치 수요가 만든 초고가 주식


샌디스크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AI 데이터센터 수요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불러오는 플래시 메모리도 필요하다.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고성능 저장장치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샌디스크는 웨스턴디지털의 플래시 메모리 사업이 분리돼 탄생한 회사다. 분사 전에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과 함께 묶여 있었지만 독립 이후 시장은 샌디스크를 AI 저장장치 수요에 직접 연결된 낸드 플래시 기업으로 다시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웨스턴디지털 안에 있을 때는 복합 사업 구조에 가려졌던 플래시 메모리 성장성이 별도 상장 이후 더 선명하게 부각된 셈이다.

◇ 급락에도 분할론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최근 급락은 샌디스크 주식분할론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면서 동시에 부각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주가가 고점에서 크게 밀리면 회사가 서둘러 주식분할을 단행할 명분은 약해진다. 주식분할은 대체로 장기간 주가 상승 뒤 경영진이 성장 자신감을 드러내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샌디스크의 경우 급락 뒤에도 주가는 여전히 매우 높다. 38달러(약 5만8000원) 안팎에서 출발한 주식이 17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접근성 문제는 남아 있다. 주식분할 논의가 단순한 강세장 이벤트가 아니라, 분사 이후 주가 재평가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 셈이다.

특히 AI 관련 종목은 개인 투자자 관심이 높은 분야다. 엔비디아를 놓친 투자자들이 후속 AI 인프라 종목을 찾는 과정에서 샌디스크 같은 저장장치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주식분할은 이런 투자자층을 더 넓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 메모리 과잉 우려는 변수


물론 주식분할 가능성만으로 샌디스크의 주가 흐름을 설명할 수는 없다.

최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증산 계획을 둘러싸고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가 커졌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강하더라도 공급이 빠르게 늘면 가격 결정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샌디스크와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등 메모리·스토리지 관련 종목이 동반 하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AI 인프라 수요가 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한다는 낙관론과, 단기간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올랐다는 경계론이 충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분할은 주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근본 요인이라기보다 시장 접근성을 조정하는 보조 변수에 가깝다. 실제 주가를 좌우할 핵심은 AI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 수요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 낸드 플래시 가격이 공급 증가를 버틸 수 있을지다.

◇ 분사 기업 샌디스크의 첫 시험대


모틀리풀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분사 기업으로서 첫 대형 시험대에 올랐다.

분사 직후에는 AI 저장장치 수요를 등에 업고 독립 기업 프리미엄을 받았다. 그러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공급 과잉 우려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주식분할론은 이 양면성을 잘 드러낸다. 샌디스크가 그만큼 빠르게 고가 주식이 됐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주가가 너무 급하게 오른 기업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샌디스크가 실제로 주식분할에 나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현재 주가 수준과 분사 이후 상승 폭을 감안하면 회사가 개인 투자자 접근성과 유동성 확대를 고민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