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텍사스 운행 방식은 미공개…운전대·페달 없는 차량의 FSD 검증 과제 부각
이미지 확대보기다만 테슬라는 운행 경로와 차량 규모, 안전요원 배치 여부, 공공도로 주행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가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텍사스주 오스틴의 기가 텍사스(기가팩토리5)에서 사이버캡 직원 탑승을 곧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운행 방식은 설명하지 않았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 로보택시 계정은 금색 사이버캡이 기가 텍사스 출고장 인근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짧은 영상을 전날 올렸다. 영상 속 차량은 양쪽 문을 위로 연 상태로 공개됐고 실내에는 운전대와 페달이 보이지 않았다. 이후 테슬라 공식 계정은 이 게시물을 공유하며 “기가 텍사스에서 사이버캡 직원 탑승이 곧 시작된다”고 밝혔다.
◇ 공장 안 셔틀인지 주차장 이동인지 불명확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 발표에서 빠진 것은 구체적 운행 조건이다.
테슬라는 운행 경로, 투입 차량 수, 탑승 대상, 안전요원 배치 여부, 공공도로 주행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기가 텍사스 직원 탑승’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실제 운행 범위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가능한 해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사이버캡이 기가 텍사스 내부 도로에서 직원용 셔틀처럼 운행되는 경우다. 기가 텍사스는 부지가 매우 커 내부 이동 수요가 있고, 제한된 구역에서 반복 운행하는 셔틀은 전용 로보택시의 초기 적용 사례가 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공개 영상처럼 공장 주차장이나 출고장 주변에서 직원을 짧게 태우고 이동하는 수준이다. 이 경우 기술적 의미는 제한적이란 지적이다. 민간 부지 안에서 저속으로 자율주행 차량을 움직이는 시험은 이미 여러 업체가 오래전부터 진행해온 방식이기 때문이다.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밝힌 내용만으로는 어느 쪽인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사이버캡 팬들이 기대하는 핵심은 차량이 오스틴 유료 로보택시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것이지만 이번 발표는 그 단계까지 확인한 내용은 아니라고 전했다.
◇ 오스틴 유료 서비스는 아직 모델Y 중심
현재 테슬라가 오스틴에서 운행 중인 로보택시는 사이버캡이 아니라 모델Y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오스틴에서 제한적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차량에는 안전요원이 탑승한다. 완전 무인 운행이라기보다 감독형 자율주행 서비스에 가깝다. 현지 당국이 파악한 운영 규모도 출시 1년 뒤 약 5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이버캡은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의 상징으로 내세운 전용 차량이다. 운전대와 페달이 없고 사람 운전자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구조적으로는 일반 승용차를 개조한 모델Y보다 로보택시 사업에 더 맞춰져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점 때문에 상용화 장벽도 높다는 지적이다. 운전대와 페달이 없으면 자율주행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사람이 즉시 개입할 수 없어서다. 차량 자체에는 운전자가 대체 운전할 수 있는 물리적 수단이 없다.
공장 부지 안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것과 복잡한 공공도로에서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는 서비스는 서로 다른 과제라고 일렉트렉은 지적했다.
◇ 문제는 차량보다 소프트웨어
사이버캡 프로그램의 병목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이미 기가 텍사스 출고장에 완성된 사이버캡을 다수 쌓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공정 자체는 속도를 내고 있다. 일렉트렉은 앞서 기가팩토리5의 출고장에 100대가 넘는 완성 사이버캡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강조해온 언박스드 공정도 사이버캡 생산 효율을 높이는 기반으로 거론된다. 기존 자동차 조립 방식과 달리 차체 여러 부분을 병렬로 조립한 뒤 결합하는 방식으로 생산 속도와 비용을 낮추려는 시도다.
그러나 완성차를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것과 무인 로보택시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사이버캡은 운전대와 페달이 없기 때문에 감독 없는 완전자율주행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차량을 일반 소비자에게 팔기도 어렵고 유료 로보택시로 운행하기도 어렵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논란을 안고 있다. 일렉트렉은 테슬라의 오스틴 감독형 로보택시 운행에서 사고율이 인간 운전자 기준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또 테슬라가 감독 없는 무인 차량으로 확장하려면 FSD 체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손봐야 한다고 인정한 점을 언급했다.
◇ 웨이모와 다른 단계의 시험
테슬라가 기가 텍사스 내 직원 탑승을 예고한 사이 경쟁사 웨이모는 이미 미국 여러 도시에서 완전 무인 유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웨이모는 제한 구역 안에서 안전요원 없이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는 방식으로 로보택시 사업을 확장해왔다. 기술 접근법은 테슬라와 다르다. 웨이모는 고정밀 지도,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를 결합한 다중 센서 방식을 쓰고 있다.
테슬라는 카메라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한다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비용과 확장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감독 없는 완전 무인 운행을 안정적으로 입증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
사이버캡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전략을 검증할 핵심 차량으로 평가된다. 모델Y 기반 시범 서비스는 사람이 개입할 여지를 남긴다. 그러나 사이버캡은 처음부터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차량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신뢰성이 더 엄격하게 검증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직원 탑승 예고만으로 웨이모와의 격차가 좁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일렉트렉은 지적했다. 다만 테슬라가 사이버캡을 실제 탑승 시험 단계로 옮기려 한다는 점에서는 로보택시 프로그램의 다음 단계를 가늠할 수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 실적 발표 앞둔 시점도 주목
이번 발표는 테슬라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 나왔다.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성장 둔화와 가격 경쟁, 자율주행 수익화 지연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로보택시와 완전자율주행을 테슬라의 미래 가치 핵심으로 강조해왔다. 사이버캡은 그 설명을 구체화할 대표 제품이다.
기가팩토리5에서 직원 탑승을 시작한다는 발표는 투자자에게 로보택시 사업이 진전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운행 범위가 공장 내부나 주차장 등 제한된 구역에 머문다면 사업적 의미는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렉트렉은 “사이버캡이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인정받으려면 공공도로에서 감독 없는 유료 운행을 안정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모델Y 기반 제한 서비스와 전용 무인 로보택시 사이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