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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중국 재설계-하] 中을 시험장 삼아 세계로…정의선의 '차이나 투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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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중국 재설계-하] 中을 시험장 삼아 세계로…정의선의 '차이나 투 글로벌'

정의선, CATL·시노펙·위에다 잇달아 만나 미래사업 점검…中 다시 직접 챙겨
상하이 UX 거점서 소비자·기술 변화 읽어 글로벌 R&D 확산
전문가 "속도 강점, 규제·신뢰는 과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품질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품질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국을 다시 찾는 이유는 과거 판매량을 되찾는 데에만 있지 않다. 전기차와 배터리,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경쟁이 빠르게 전개되는 중국에서 미래 차의 방향을 읽고 이를 글로벌 경쟁력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직접 챙기고 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중국을 단순 판매시장을 넘어 기술과 상품, 사용자 경험을 검증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험장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베이징에서 CATL 쩡위췬 회장과 배터리 협력을 논의하고 시노펙 허우치쥔 회장과 수소사업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기아 중국 합작 파트너인 위에다그룹 경영진과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5월 상하이모터쇼 방문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중국 현장을 직접 챙긴 것이다.

중국에서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AI 기반 스마트콕핏과 커넥티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거대한 시장에서 신기술을 실제 상품에 적용하고 소비자 반응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완성차업체에도 중요한 경쟁 조건이 됐다.
현대차·기아가 지난 7월 상하이에 문을 연 'UX 스튜디오 상하이'는 중국 소비자 행동과 스마트모빌리티 트렌드를 분석해 차량 개발 초기부터 반영하는 연구 거점이다. 여기서 확보한 통찰은 서울과 프랑크푸르트, 미국 어바인 등 글로벌 UX 연구 네트워크와 연결돼 다른 시장의 차량 개발에도 활용된다.

김창현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교수는 "중국 시장은 단순히 볼륨만 큰 것이 아니라 소비자 니즈가 극도로 세분화·고도화돼 있다"면서 "중국을 단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완성하기 위한 제조·혁신 연마장으로 활용하는 실행력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짧은 연구개발(R&D)·양산 주기와 모듈화된 공급망은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고 시장 반응을 다시 개발에 반영하는 시간을 줄인다. 현대차그룹도 현지에서 확보한 배터리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용자 경험 등의 개발 노하우를 중국 전용 모델에 가두지 않고 글로벌 제품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 회장이 중국에서 배터리와 수소 등 미래사업 파트너를 직접 만나는 행보도 이런 전략과 맞닿아 있다. 중국 업체가 앞서 있는 기술과 공급망을 활용하면서 현대차그룹의 품질·안전·제조 경쟁력을 결합해 중국에서 얻은 경험을 글로벌 사업으로 되돌리는 구조다.

김태황 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국 기업은 신기술을 빠르게 상품화한 뒤 시장 반응을 제품에 반영하는 데 강점이 있다"면서도 "글로벌 확장 여부는 결국 각국의 환경·안전·보안·개인정보보호 등 규제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의 검증이 곧 세계 시장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은 산업 클러스터와 원자재·중간재 공급망, 인력 등 우수한 제조업 생태계를 갖췄다"면서도 "테스트베드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현재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의 중국 재설계는 결국 현지 판매량만으로 성패를 판단하기 어려운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빠른 기술과 소비자 변화를 읽고 이를 미국·유럽·인도 등 글로벌 사업으로 얼마나 확산시키느냐가 새로운 과제다. 중국을 판매시장으로 되찾는 것을 넘어 세계 시장 경쟁력을 단련하는 시험장으로 활용하는 '차이나 투 글로벌'이 정의선식 중국 재도전의 마지막 퍼즐로 떠오르고 있다.


최유경·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