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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수주 76% 독주…K조선, 물량 아닌 ‘고부가 방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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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수주 76% 독주…K조선, 물량 아닌 ‘고부가 방어전’

韓, 1~8월 수주 55% 증가…中, 95% 급증
中, 휴면 조선소 재가동·생산능력 확충
기술혁신·기업 협력·신시장 개척 과제로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국내 조선업계가 고부가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중국이 압도적인 생산능력과 공급망을 바탕으로 고부가 시장까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다만 중국과 물량 경쟁에 다시 뛰어들기보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친환경·스마트 선박 등에서 기술 초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938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세계 발주량도 61% 늘었다.

국내 조선 3사의 실적도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80억8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상선 부문에서 61억달러를 확보해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한화오션도 최근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3척과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며 누적 수주액을 약 70억7000만달러로 늘렸다.

다만 세계 발주 물량은 중국에 압도적으로 집중되고 있다. 올해 1~8월 중국의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4539만CGT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한국의 점유율은 16%였다. 지난달에도 세계 발주량 420만CGT 가운데 중국이 359만CGT를 수주해 85%를 가져갔다.
수주량 격차가 곧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 약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조선사들은 저가·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LNG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 선종을 선별 수주하며 수익성을 높여왔다. 문제는 중국이 대규모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한국이 강점을 보여온 고부가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생산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 선박중개업체 BRS(Barry Rogliano Salles)는 휴면 조선소 7곳의 재가동 사례를 소개했다. 후둥중화는 LNG운반선 연간 인도능력을 6~7척에서 12척 이상으로 늘렸고 양쯔장은 연산 80만DWT 규모의 신규 조선기지를 건설 중이다. BRS는 기자재 공급업체와 기술인력·인프라·금융지원이 연결된 산업 생태계도 중국의 강점으로 꼽았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장기간의 적자와 구조조정으로 숙련인력이 이탈하고 투자가 위축된 반면 중국은 지원 대상을 집중해 기술개발과 생산능력, 기자재 경쟁력을 높여왔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업계에는 중국과 다시 물량 경쟁에 나서기보다 고부가 선박에서 확보한 경쟁 우위를 더욱 강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기존 강점 분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자율운항선박과 차세대 연료 추진선 등 새로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통 선박에서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기술 혁신을 이어가고, 새로운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역량을 나눠 공동개발하는 등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시장 개척이나 새로운 사업은 기업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도 효율적인 지원으로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yu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