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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지주, ‘다이렉트 뱅킹’으로 돌풍…“창조경제 돈 줄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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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지주, ‘다이렉트 뱅킹’으로 돌풍…“창조경제 돈 줄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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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이성호기자] 지난 2009년 10월 산업은행은 지주회사체제의 산은금융지주(KDB금융그룹)로 새롭게 태어났다.

산하에 KDB산업은행, KDB대우증권, KDB캐피탈, KDB인프라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무엇보다 산은지주의 핵심이슈는 민영화로 요약된다.

MB정부는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핵심과제로 삼고 강력히 추진했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고 새 정부에서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아울러 민영화 드라이브를 강력히 부르짖던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임기를 1년여 앞둔 상태에서 최근 사의를 표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답보 상태에 빠져 있는 산은의 민영화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최종 결론은 무엇이며 또한 새로운 수장을 맞게 되는 산은은 어떻게 변모될 것인지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고금리 상품 출시 덤핑 논란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산은으로 자리를 옮긴 지 2년만에 임기를 1년 남기고 최근 정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MB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장관이었던 강 회장은 대표적인 ‘'MB맨’으로 불리웠다.

그는 2011년 3월 산은금융그룹 회장으로 명칭을 달리하며 다이렉트 뱅킹 등을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시장을 파고들었다.

이에 산업은행은 수신 기반을 확대하고 테크노뱅킹을 강조하는 등 금융계의 새바람을 몰고 왔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수신기반 확충과정에서 고금리 상품에 잡음이 발생되기도 했다.

‘KDB direct 뱅킹’ 상품과 관련해 역마진의 덤핑 상품이라는 논란이 대두된 것.

KDB direct 뱅킹은 영업점 방문 없이 인터넷 등을 통하여 예금계좌 등을 개설할 수 있는 상품으로, 수시입출금식 상품(HiAccount)은 3.5%, 정기예금(Hi정기예금)은 4.3~4.5%의 이자율을 지급했다.

2011년 9월 29일 서비스 시작 이후 9개월 남짓인 2012년 5월 31일에 예수금 1조4573억원을 유치했다.

이 상품의 경우 이자율이 시중은행 금융상품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시중은행들의 항의(?)가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사의를 밝힌 강 회장은 후임자가 올 때까지 회장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강 회장은 “공직자는 항상 해야 할 일을 그만두는 날까지 해야 하고 사령관이 전투하다가 집으로 갈 수는 없다”며 “후임이 올 때까지 계속 회장직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산은의 발전과 새 정부의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IPO(기업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싱가포르 독일 등과 같이 대주주인 정부의 신용을 얻고 자율경영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게 세계적인 추세”라며 “산은은 정부로부터 증자 받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는 50%에 1주를 더한 과반수의 지분만 갖고 나머지는 구주매출과 신주발행을 해서 우량기업들에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며 “새 정부의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이 같은 역할을 해줄 기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산은 민영화 계획 불발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2008년 1월 MB정부 인수위에서 산은 민영화를 통한 투자은행 육성방안을 발표하고 산업은행 민영화를 추진했다.

산업은행의 투자은행기능과 정책금융기능을 분리, 투자은행기능은 민영화하고 정책금융기능은 정책금융공사를 설립해 수행한다는 것이 골자다.

1단계로 입법 및 산은 분할을 통한 기능분리를 진행, 정책금융공사법 제정(2009.3월) 및 산업은행법을 개정(2009.4월)하고 정책금융공사·산은지주가 설립(2009.10.28)됐다.

2단계는 체질개선 및 최초 지분매각으로 정책금융 공조로 금융위기 극복을 선도하고 체질개선 등으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함은 물론 IPO, 블록세일 등 최초 지분매각을 꾀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3단계는 지배지분 매각 등으로 민영화를 꾀해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현재 1단계만 완료된 상태다.

2009년 4월 ‘한국산업은행법’을 개정, 5년 이내(2014.5.31까지) 산은지주회사 지분의 일부 매각을 법제화했다.

산은지주 지분은 정책금융공사가 90.26%, 정부가 9.74%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IPO는 민영화를 위한 첫 단계로 지난해 기업공개를 통해 일부 지분(최소 10%)의 우선 매각이 추진됐었다.

2013년에 30%, 2014년에 60%를 단계적으로 매각해 민영화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산업은행법’에 따르면 정부가 100% 보유한 산은지주의 주식을 단 1주라도 민간에 매각하는 경우 정부는 산은이 발행한 해외 채권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야 한다.

산은지주의 IPO 추진을 위해서는 산업은행이 보유하는 중장기 외화채무 원리금 상환에 대한 정부보증 동의안의 국회 승인이 필요하지만 민영화에 반대하는 야당의 반발로 무산된 것이다.

산은 민영화는 시장마찰을 해소하고 투자은행의 기반을 마련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민영화로 인한 정책금융기능 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재검토를 주장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산업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한 정부보증 동의안의 국회 승인이 필수적이다.

‘산은법’에서는 정부가 산은지주 지분의 최초 매도시점에서 산은이 부담하는 외화채무(상환기간 1년 이상)의 원리금 상환에 대해 보증해야 하며, 정부가 보증하는 원리금은 국회가 승인한 한도 이내이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국가재정법에서도 국가가 보증채무를 부담하고자 하는 때에는 미리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정부의 지급보증이 이워지지 않는 경우 채권 인수자가 조기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2012년 3월말 기준으로 산은의 중장기 외화채무는 211억달러 수준이다.

산은의 중장기 외화채무에 대한 정부보증 동의안에 대한 승인이 지연되는 경우 산은지주의 기업공개절차 지연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더해 농협금융지주의 현물출자 문제도 연결돼 있다.

2012년 3월 농협의 신용·경제사업 부문이 분리되면서 자금 지원 명목으로 정책금융공사가 갖고 있는 산은지주의 주식을 농협지주에 현물출자하는 것을 계획했다.

산은지주의 주식을 농협에 출자함에 있어서 정부의 지급보증에 대한 국회 동의가 이뤄지는 경우 산은지주가 기업공개함에 있어서는 별도의 국회 동의가 필요 없게 됨에 따라 이 부문도 제동이 걸려있는 상태다.

더불어 산은의 경우 은행임에도 유가증권 인수 업무 영위, 산은채에 대한 국가 지급보증 등의 특혜를 받고 있는데, 민영화 이후 이러한 특혜가 시중은행과의 형평성 논란을 가져옴과 동시에 산은의 민영 은행으로서의 경쟁력 제고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산은이 민영화되면 은행법 및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른 인가를 받아 설립된 금융기관에 허용되지 않는 업무의 신규 영위가 불가하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법 상 특례사항(금융채발행한도, 유가증권 투자한도, 금융자회사 출자한도, 신용공여 한도, 회사채 인수 등)의 해소 추진이 요구되고 있다.

정책금융기관 위상 회복 주목


=정부는 올해 산은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일단 올해 산은 매각은 안할 것”이라며 “금융공기업 전반에 대해 민영화 등을 어떻게 할지 청사진이 그려지면 그에 따라 법 개정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산은금융지주 매각의 경우 2010년 9월 감사원에서 산업은행의 수익성·자산건전성·리스크 지표를 분석한 결과 시중은행에 비해 불리해 시장매력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또한 2012년초 산은지주의 IPO를 위한 주간사를 선정했으나, 해외발행 채권에 대한 정부의 보증 동의한 미의결 등으로 매각절차가 중단된 상황으로 올해 재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후보자 신분 당시에 인사청문회에서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유보적인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새 정부에서 산은 민영화에 대한 재검토가 들어갈 것으로 보여 향후 추이가 예의주시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수장을 맞게 되는 산은이 기능 재편을 꾀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산은에서 민영화를 위한 소매금융 강화 등 수신기반 확대에 주력했었지만 사실상 애매모호해 지면서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이 강화 및 재정립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