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를 연구하는 미래학(Futurology, Future Studies)의 두 가지 중요한 축은 ‘미래예측’(Future Forecast)과 ‘미래전략’(Future Strategy)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미래에 대한 연구가 매우 부족하다. 미래를 연구하는 미래학자도 많지 않으며 미래 관련 학회도 매우 적다. 미래를 제대로 교육하는 교육기관도 없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해외 위주의 미래 예측서는 다수 발간되고 있으나 국내의 미래 예측서는 대부분 1년 후 트렌드를 예측해보는 단기 예측서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간혹 중장기를 예측하는 책이 나오기는 하지만 체계적이지 않고 앞뒤가 맞지 않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다.
영국은 총리 직속 ‘미래전략단’이 정기적으로 세계화, 경제번영, 인구확대, 사회안전 등 이슈별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핀란드 정부는 4년 단위로 ‘15년 후의 미래상’을 의회에 제출하고 있다. 이렇게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나라들은 “미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국제기구들도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4년 8월에 ‘50년 후 세계경제 변화방향과 정책적 도전’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5대 요인’을 선정해서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미래를 기획한다는 부처가 있고 청와대에 관련 수석이 있고 관련 위원회도 몇 개가 있는데 유명무실하다. 나름대로 뭔가를 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국민들이 알지 못하면 하고 있지 않는 것이며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미래학자들과 관련 학회들이 앞장서서 미래학을 연구하고 교육하여야 한다. 학생들이 제대로 예측된 미래를 공부하고 나름대로 미래를 예측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중장기 계획을 설계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세계미래포럼과 국제미래학회 등이 꾸준하게 노력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장기 미래예측이 없는 가운데 최근 2035년 한국을 예측하는 ‘대한민국 미래보고서’가 발간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대학원에서는 2016년 3월에 ‘미래예측과 미래전략’을 정규 과목으로 개설하기로 했다. 또 다른 대학에서는 2017년 3월에 미래학전공 석·박사과정을 신설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한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