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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말글칼럼] 신문 톱 제목에도 오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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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말글칼럼] 신문 톱 제목에도 오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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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재경 기자] 대표적인 포털에는 수십 개의 종합지 기사가 매일 올라 온다. 그러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바로 톱 제목에서 보이는 우리말 오자이다.
물론 속보성 기사를 전달하는 신문 특성상 시간과의 다툼이므로 빨리 올리다 보면 오자가 날 수도 있겠지만 아래 적시한 것은 오랜시간 올라있던 제목들이다.
이러한 제목 오자는 단순 실수일 수도 있으나 이 매체에 교열부가 없거나 편집자가 문법을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 하다.
"전국 아파트 매매·전세값 오름세 주춤…여름 휴가·장마 영향"
*전세값→전셋값

'전셋값'이 바른 표기이다. 한자 '전세(傳貰)'와 한글 '값'이 결합할 때는 발음이 [전세깝] [전섿깝]으로 '값'이 된소리가 난다. 이럴 때는 사이시옷이 들어가 '전셋값'으로 표기를 한다.

"전도연, 역대급 구리빛 피부 '조명 끄면 사라지겠어'"
*구리빛→구릿빛

발음이 [구리삗] [구릳삗]으로 전셋값의 ‘값’처럼 ‘빛’이 된소리로 발음되므로 '구리'와 '빛' 사이에 사이시옷을 넣어 '구릿빛'이 바른 표기이다.

"‘헬리콥터 부모’에서 ‘잔디깍기 부모’로 부모 극성 심해져..."
*잔디깍기→잔디깎이

‘풀이나 털 따위를 잘라 내다. 값이나 금액을 낮추어서 줄이다."는 ‘깎다’가 표준어이다. 단, 깎는 행위를 말할 때는 ‘깎기’, 깎는 사람을 말할 때는 ‘깎이’로 표기한다. 여기서는 풀을 깎는 기구 자체를 말하므로 ‘잔디깎이’가 맞다.

"털리는 안드로이드? 이것만 잘 잠궈둬도"
*잠궈둬도→잠가둬도

"여닫는 물건을 열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채우거나 빗장을 걸거나 하다."는 '잠그다'가 기본형으로 '잠그고/잠그니/잠가서/잠가도'로 활용한다. 따라서 ‘잠가둬도’가 맞다.

"중증장애인, 논현역 화장실 이용 ‘산 너머 산’"
*산 너머 산→산 넘어 산

"산을 넘으면 또 산이 나온다"는 뜻으로 넘는다는 동작을 강조하는 말이므로 ‘산 넘어 산’이 맞다. 단, 어깨 너머로 보이는, 산 너머 남촌에는 등처럼 ‘저 건너편’을 뜻할 때는 ‘너머’가 맞다.

"기자들, 천안함에 대해 말하는 걸 꺼려한다"
*꺼려한다→꺼린다

'꺼리다' 자체가 동사이므로 '하-'를 넣을 필요가 없다. '하-'는 형용사를 동사로 만들 때 넣는다. 예를 들어 형용사 '예쁘다'를 동사로 만들 때는 '하'를 넣어 '예뻐하다'가 된다. ‘꺼리다’는 동사이므로 굳이 ‘하’를 넣을 필요가 없다. ‘꺼리다’가 맞다.


이재경 기자 bubmu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