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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우리 생각보다도 더 똑똑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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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우리 생각보다도 더 똑똑한 몸

노봉수 서울여대 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교수
우리는 아마도 우리 몸에서 가장 똑똑한 부분은 뇌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평소 뇌가 많은 생각을 하므로 그러하다. 그러나 최근 연구를 보면 장내에 또 다른 뇌 활동을 지배하는 요소가 있으니 미생물(장내 세균)이 그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은 외부로부터의 여러 가지 환경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자 항상성 원리에 의해서 움직인다. 춥다고 하여도 바로 피부 겉면의 면적을 최소화하여 열이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조절하며 반대로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땀과 오줌을 통해 체온을 조절한다. 이런 작용의 메커니즘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신경을 쓴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 몸은 매우 정교하게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통제되고 있다.
음식물이 입안으로 들어오면 입안에서부터 효소와 약한 알칼리성의 침액으로 음식물속에 있는 세균들이 증식하지 못하게 막으면서 탄수화물을 소화시킨다. 위에서는 위산에 의해 단백질이 분해되도록 소화가 일어나고 강한 산성이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으로 내려갈 때는 위산 액을 중화시키는 액을 제공하여 소장에서 여러 효소에 의해 분해되고 영양소들이 흡수되도록 한다. 이런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적은 양의 비타민이나 무기질에 의해 반응이 조절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한다고 한 가지 음식만을 선택하거나 굶거나 하는 경우 이미 몸 안에 저장된 영양소로 이런 활동에 지장을 받지 않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여 그런 영양소들이 고갈되고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나 지방 그리고 단백질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게 되면 비상조치가 내려진다. 비상조치라 함은 평소보다 적은 최소의 양으로 대사활동을 하되 다음에 부족한 영양소가 공급되면 그때 가서 상당한 양을 비축하여 비상사태에 대비한다는 전략이 이미 세워져 있다. 그것도 모르고 몇 주 다이어트를 하니 체중이 빠졌다고 좋아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 맹신자들은 조만간 요요 현상에 의해 전보다 더 늘어난 체중을 발견하게 된다.

뇌보다 똑똑한 우리 몸의 시스템이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2만7000여개나 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소개됐지만 99% 이상이 실패한 것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방법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20세기 과학자들에 의해 비타민이 발견되면서 많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21세기는 식이유황의 시대라고 말할 정도로 체내에서 일어나는 많은 대사활동과 혈류의 조절 그리고 해독작용 등에 필요한 황성분이야말로 꼭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몸이 대사활동을 함에 있어 충분한 에너지가 공급되어야 하며 이들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데 관여하는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의 영양소들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는 식사를 통해서 이루어짐을 명심해야 한다. 섣불리 시작하는 다이어트가 한참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성장저해와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결핵환자의 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무조건 체중이 줄어드는 형식의 다이어트가 가져온 폐해라고 본다.

적절한 식사와 적당한 운동은 우리 몸의 혈류건강과 면역 활동에 큰 도움을 주며 성장 판에 자극을 주어 키 성장에도 도움이 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대인들은 특별히 운동시간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어떤 음식이 나에게 적절한지 잘 판단하고 스마트한 음식을 선택하여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체중 관리 프로그램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단시간 내에 체중을 줄이는 것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건강관리다. 우리 생각보다 몸이 떠 똑똑하기 때문이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