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간다의 금융시장 성숙도가 140개 국가 가운데 81등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87등에 그친 것이다.
“우리 금융이 간다”는 뜻의 ‘건배사’라고 했지만, 국민에게는 ‘자조적(自嘲的)’으로 들렸다.
하지만, 2015년뿐 아니었다. 2016년에도 세계경제포럼(WEF)은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성숙도를 80등으로 매기고 있었다. 우간다는 우리보다 3단계 높은 77등이었다. 대한민국의 금융은 2년 연속 우간다보다도 못한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얘기가 지금 또 나오고 있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가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정책심포지엄에서 우리 금융산업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과거로 ‘회귀’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발표된 주제의 제목도 ‘금융산업은 도루묵산업인가’였다.
김 전 교수는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일으킨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나라 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한 시절로 돌아갔다는 뜻”이라고 꼬집고 있었다. 금융업계 스스로 윤리와 내부통제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심포지엄에서는 ‘DLF 사태’가 지적되었지만, 금융산업이 ‘도루묵’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부터 배제해야 가능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청와대 ‘전’ 행정관이 임원으로 선임되고 있다. IBK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행장 임명 저지’를 위한 조합원 시위가 열리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낙하산 모형’을 만들어 청와대를 향해 던지는 퍼포먼스도 했다는 소식이다.
낙하산 인사를 없애지 않는 한 제대로 된 금융개혁은 ‘공염불’이다. 대한민국의 금융산업은 언제라도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금융은 산업의 ‘동맥’이라고 했다. 낙하산 인사가 ‘동맥’을 틀어쥐고 있으면서 나라 경제가 잘 굴러가기를 바라기는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