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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성장통] 전무님, 제 사수(射手) 나이가 짐작되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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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성장통] 전무님, 제 사수(射手) 나이가 짐작되실지요?

취업과 인생의 성공을 위해 만나는 윗사람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이미지 확대보기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
회사를 다닐 때 자상하고 잘 가르쳐 주는 상관과 두루뭉술 지시하는 상관 중 누가 좋을까? 직장에서 만나는 상관의 전형성을 드러내는 두 스타일이다.

과연 내가 만난 윗사람의 스타일은 독(毒)일까 약(藥)일까.
■ 인도네시아에서 받은 질문 사수 나이는?

전무님! 우리 회사의 사수(射手)가 어느 정도 고참인지는 예상이 되십니까? 연세가 얼마 정도될 지 짐작되실지요?

코로나19 직전인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식사시간이었다. 글로벌청년사업가(GYBM) 과정을 졸업하고 신발공장과 섬유봉제공장에 취업한 1년여가 된 연수생들이 나에게 던지 질문이었다. 순간 시선이 나에게 렸다.

(사수(射手) 군대용어, 직접 사격을 하는 사람을 사수로, 실탄을 나르고 정리를 담당하고 보조하는 사람을 부사수라고 부른다. 직장생활에선 특정 업무를 가르쳐주는 '지도사원'을 이르는 말이다.)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노동집약형이 많다. 2000년대 기준으로 이전 몇 해 동안 한국청년들이 동남아 진출을 꺼려 신입사원 입사가 뜸했다.

그래서 바로 위 상사나 기술진의 연령대가 높은 줄은 익히 알고 있었다. 특히 GYBM 과정 수료생에게 주로 제조업 취업을 권유해 왔기에 인도네시아 공장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짐작해 오던 터였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구체적으로는 물어보니 당황스러웠다. 약간 후하게 잡아서 “50세 전후? 여러분이 30세 전후이니 20세 정도 차이가 나겠네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닙니다. 더 많으십니다. 사수는 63세이십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정도야? 힘들겠구나! 완전히 큰 아빠 뻘이네. 잘 해 주시는가? 되물었다.

힘은 들지만 일은 너무 잘 배우고 있습니다. 신발에 관한 박사가 꼼꼼하게 앞뒤를 헤아려 가르쳐 주십니다. 40여년 간 평생을 공부하고 현장에 적용했던 신발 제조기술을 한꺼번에 전수해 주시니까요.

선배, 어른과의 소통과 성공의 갈림길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필자도 평생 직장생활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윗사람을 모다.

대기업인 대우에서 모셨던 숱한 상사들의 괴퍅하고 헤아리기 힘들었던 스타일, 중소기업 2인자로 전문경영인 시절 오너 사장의 스타일과 변화, 지금의 대우 OB모임인 현재 조직에서 사무를 총괄하며 직간접으로 접하는 많은 선배, 후배들까지.

무던하고 자상했던 상사에게 배우는 것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질문거리 없을 정도로 자세히 알려주면 나의 능력 발휘나 상상력이 개입될 기회가 줄어드는 단점도 있었다.

단어 하나로 의중을 헤아리기 힘들게 한 윗사람에게 더 많이 배우기도 했다. 당장은 피곤하고 헷갈리지만 '전후좌우 헤아리는 훈련'이 저절로 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요즘 MZ세대에게 그렇게 하면 난리가 난다고 한다.

그런데도 동남아에서 취업 지도사원(사수)의 나이가 너무 차이가 겪었던 처음의 당황스러움은 헤아리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필자는 후배 사랑으로 고국을 떠나 동남아에 도전한 청년들에게 무한응원을 해 주는 편이다.

일부 고약한 상사들은 취업 안되어 동남아로 왔지?는 짖궂은 질문으로 마음을 벼 파기도 했다. 알고보니 내심은 강하게 키우려는 의도 도발로 확인이 다.이 정도 견디면 분명히 성공할거야라는 사랑의 또다른 표현법이라고 다.

신입사원에서 63세 고참의 사수로, 그리고 공장장이나 현지 법인대표로 이어지는 라인업! 직장이 배움터를 겸하는 성장의 기회가 된다.

반면에 처음에 믿음을 주고받지 못하면 피곤해진다. 선배들의 작은 꾸지람에도 참지 못하고 당장 박차고 나가는 경우이다.

해당 분야의 절대고수를 만나 초기 적응력만 높이면 본인 인생성공 가능성은 최고가 될 것이라고 확언할 수 있다.

최고 전문가를 만난다는 것,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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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결론부터 내리자면, 상관이 좋으면 좋은대로, 까다로우면 까다로운대로 배우는 것이 많다.

그러자면 스스로 '무던해져야' 한다. 연습과 훈련을 많이 해야만 한다. 가급적 젊을 때부터 하는 것이 좋다. 역설이지만 피 말리는 취업준비가 실제 사회생활 성공의 비법을 배우는 기회일 가능성이 높다.

정현종 시인의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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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inygem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