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데스크칼럼] 우리나라도 석유개발에 나서자

공유
2

[데스크칼럼] 우리나라도 석유개발에 나서자

노정용 국장 대우
노정용 국장 대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하여 국제 유가가 110달러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 현실화 되었다. 우리나라는 하루 약 300만 배럴의 원유 소요량 전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석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다. 원유 자급률이 1%미만이다. 휘발유가 2000원을 넘은지도 오래되었다.

이렇게 국민들이 유가로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의 석유자원개발은 경제규모나 석유소비량의 규모에 걸맞지 않게 미숙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세계 10위의 경제규모와 세계 5대 석유수입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그 활동과 역할이 미미하다.
우리나라와 같은 석유수급구조를 가진 나라에 석유공급위기는 재앙과도 같다. 불과 2년 전 마이너스 유가에서 배럴당 110달러(WTI기준)를 넘어서고 있는 현재의 시장상황은 우리나라에는 치명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석유공급위기는 산유국들의 담합, 국제분쟁 등으로 인해 돌발적으로 발생되어 왔기 때문에 기존 선진국들은 석유공급위기에 대비하고 원유소요량을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광구취득 및 관련 최신 기술개발에 투자해 30% 이상의 자급률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최근 십 수년간 경험한 해외석유개발투자 실패로 석유개발사들의 사기가 저하되었고, 동해가스전 고갈로 인해 산유국의 지위를 잃게 됐다. 과거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경제적인 원유 확보를 위한 석유개발사업의 투자와 의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석유기업들은 지금껏 해외 광구에 수십조 원에 달하는 거대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공급위기 시 석유를 국내로 반입할 수 없는 계약구조로 인해 원유자급률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적었다. 그 이유는, 산유국이 개발된 석유 대부분에 대한 선취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외자원개발사업 17조가 적용된다 하더라도 기존의 해외 석유개발투자 방식으로는 에너지 위기가 발생된 경우 산유국으로부터 개발한 석유를 안정적으로 국내에 반입하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유일한 대처방안으로 비축유를 축적하고 있다. 현재 석유공사는 유사시를 대비하여 9700만 배럴의 원유를 상시 비축(최대 저장용량 1억4000만 배럴)하고 있으나 국내 사용량의 1개월분에 불과해 공급위기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충분한 대비책이 될 수 없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는 창피한 수준이다.
국가별 원유 수입량 (2020년 기준)
국가별 원유 수입량 (2020년 기준)


현실적으로 가장 안정적이고 합리적 가격의 원유확보 방법은 국내에서 석유를 찾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술개발 및 기술 스왑 등을 통해 관련 최신기술을 확보하여 국내유전을 개발해야 한다. 이미 울산 가스전을 통하여 국내에서도 석유개발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학계에서 보는 우리나라의 석유 부존 가능성은 과거 국내 대륙붕 석유부존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관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륙붕 연구를 통해 대륙붕내의 울릉·제주·서해분지 등 3개 퇴적분지에서 석유부존을 지시하는 지질·지구물리학적 징후들이 지속적으로 도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0년대 말 동남 대륙붕 울릉분지 제3기 퇴적층 내에서 경제성 있는 규모의 탄화수소 가스층이 발견됨으로써 역사적인 산유국의 꿈을 달성했고 에너지 빈국의 오명을 벗어났다. 이처럼 동해 가스전 개발을 통하여 가스의 생성과 이동 및 부존이 확인됐다. 나아가 서해와 남해대륙붕에서도 석유가 존재한다는 가능성을 제고시켰고 더불어, 육상퇴적분지의 석유부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전문가에 따르면 동해는 평균수심이 깊고 분지 특성 등 미확인 위험요소가 높은 편이나, 잠재적으로 가스부존 가능성이 존재해 탐사위험은 높지만 발견 시에는 중‧대규모의 매장량이 기대된다. 서해의 경우, 만주의 송요 분지나 발해만 분지와 규모면에서나 형성시기 등 분지특성이 매우 흡사한 퇴적분지가 존재하며 국내 연구진에 의해 주목할 만한 지진파 이상대(anomaly)가 존재한다는 논문이 이미 발표됐다. 남해분지의 경우는 1994년 제5광구와 JDZ에서 석유와 천연가스의 징후가 시추조사에 의해 확인됐으며 남해대륙붕의 연장선에 있는 동중국해 대륙붕 분지의 소분지인 시후분지에서는 현재까지 총 8개 지점에서 유전을 비롯한 가스전이 발견됐다.

국내의 탐사현황을 보면 최근 수년간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복잡한 대륙붕 지층물성구조 규명의 어려움으로 인해 석유 부존탐지에 실패했다. 석유탐사를 위한 물리탐사는 지층구조와 지층물성을 규명하는 작업으로 물리탐사, 지질해석, 저류층분석, 시추의 석유탐사 과정 중 가장 먼저 실시하기 때문에 물리탐사 분석결과는 성공률 제고를 위한 첫 단초를 제공한다. 이러한 배경이 있어 지난 십 수 년 동안 수많은 기업들이 지층구조 및 물성추출 기법인 완전파형역산기술개발에 집중했고, 현재는 메이저 석유사와 세계 최대 기술서비스 회사 중 BP, 엑손모빌, 토탈, 슈럼버져, CGG, DUG 등 일부만이 기술개발에 성공한 상태이다. 지하물성 추출기법인 완전파형역산 기법은 관련 연산알고리듬의 최적화 기술뿐 아니라 기존기법 대비 수 천배의 연산량을 제어할 수 있는 HPC기술력이 동시에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세계 석유 메이저사 조차도 활용하기 힘든 최첨단 기술이다.
원유선물 시세 (2022.4.18 현재)이미지 확대보기
원유선물 시세 (2022.4.18 현재)


이 기술과 관련해 국내 기술진은 프랑스 토탈, 중국 BGP 등 세계 거대 유수기업에 동 기술관련 원천기술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완제품을 기대하는 국내 석유회사에게는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써, 국내 물리탐사 사업은 해외기술에 의존함으로써, 고품질 서비스 선택권리를 박탈당하고, 무엇보다 기술서비스 수여를 위해 해외기업에 국내 광구의 가장 소중한 지하정보를 담은 자료 탄성파 탐사 자료를 공개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지질정보의 유출과 더불어 서비스 품질에 대한 권리박탈은 석유개발의 신뢰도를 극도로 저하시켜 결국 탐사성공률 제고에 치명적인 저해요소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석유수급구조는 전 세계의 산업화된 국가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국가 외적요인에 의해 석유공급위기가 야기되는 경제구조로는 다가오는 무한경쟁시대에 선진국의 면모를 갖춘 일류국가가 되기는 어렵다. 세계 5대 수입국으로서 원유자급률을 제고하여 위기대응능력을 확보하고, 원유소요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비축유 확보 노력과 해외투자를 하게 되는 경우 석유공급 위기 시 개발한 석유 국내반입 조건을 규정한 해자원개발사업법 17조를 적용한 계약조건 관철이 필요하며, 나아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석유자급을 위한 국내 대륙붕 개발 및 이에 필요한 최신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노정용 국장 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