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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70년대생 향수 '키미테'를 위한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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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70년대생 향수 '키미테'를 위한 쓴소리

유통경제부 김태형 기자
유통경제부 김태형 기자


중견 제약사 명문제약이 재건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어릴 적 여행길에 오를 때면 너나할 것 없이 찾았던 '키미테 패치'. 귀밑에 붙이는 이 멀미약은 지금의 40대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향수가 됐다. 이 때문일까. 당시를 추억하는 기자 입장에선 최근 2년여간 시장에서 떠돌던 매각 이슈가 아쉽게만 다가왔다.
하지만 결국 명문제약은 경영진 회의를 통해 매각을 철회키로 했고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겠단 야심찬 포부를 선언했다.

사실상 이 같은 명문제약의 재기는 예정된 수순이기도 했다. 취재를 통해 전해진 사실은 실제 이 회사가 지난해부터 제품 개선에 나섰고, 비용 효율화 등을 실시하면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은 사실상 흑자로 돌아섰었고 올해 1분기에는 재무적으로도 적자를 탈출하기도 했다. 영업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빌린 돈을 갚고 있었고 회사내 곳간도 넉넉히 채워가고 있었다.

이 같은 노력이 지난해 보이지 않았던 것은 회계적 이슈에 가려진 데 있었다. 이 영향에 이 회사가 매각절차에 나선 배경으로 지목됐던 영업손실이 3년째 이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예측대로 명문제약은 재도약을 선택했다. 고무적인 것은 재건을 약속한 회사에 열정을 쏟을 내부 직원들에게서도 의욕이 느껴졌다는 점이다. 배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힘을 합쳐 명문제약 재건에 온힘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그간 직원들의 땀과 노고는 헛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더 쏟아 부을 채비도 마련된 듯 여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약업계는 명문제약이 성장동력을 상실한 회사로 보고 있다. 최근 일련의 행보들에 대해서도 희망보단 의심의 눈초리가 뒤따르는 분위기다.
따라서 명문제약은 그 어느때보다 배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재기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럴 때일수록 경영진과 직원들이 한데 뭉쳐 구조조정 여파로 잃어버린 충성도 높은 직원들을 재발굴하고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연구개발 등에 힘써야 한다. 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첫 발을 내딛인 만큼 남기고 간 발자국 마다 신뢰와 노력, 긍지의 발자취를 남기는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명문제약은 비단 39년 역사의 회사를 재건시킬 숙제만 떠안고 있지 않다.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추억 속 '키미테' 향수를 지속할 책임과 의무도 있음을 상기하길 바란다.


김태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