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 제약사 명문제약이 재건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어릴 적 여행길에 오를 때면 너나할 것 없이 찾았던 '키미테 패치'. 귀밑에 붙이는 이 멀미약은 지금의 40대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향수가 됐다. 이 때문일까. 당시를 추억하는 기자 입장에선 최근 2년여간 시장에서 떠돌던 매각 이슈가 아쉽게만 다가왔다.
하지만 결국 명문제약은 경영진 회의를 통해 매각을 철회키로 했고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겠단 야심찬 포부를 선언했다.
사실상 이 같은 명문제약의 재기는 예정된 수순이기도 했다. 취재를 통해 전해진 사실은 실제 이 회사가 지난해부터 제품 개선에 나섰고, 비용 효율화 등을 실시하면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노력이 지난해 보이지 않았던 것은 회계적 이슈에 가려진 데 있었다. 이 영향에 이 회사가 매각절차에 나선 배경으로 지목됐던 영업손실이 3년째 이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예측대로 명문제약은 재도약을 선택했다. 고무적인 것은 재건을 약속한 회사에 열정을 쏟을 내부 직원들에게서도 의욕이 느껴졌다는 점이다. 배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힘을 합쳐 명문제약 재건에 온힘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그간 직원들의 땀과 노고는 헛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더 쏟아 부을 채비도 마련된 듯 여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약업계는 명문제약이 성장동력을 상실한 회사로 보고 있다. 최근 일련의 행보들에 대해서도 희망보단 의심의 눈초리가 뒤따르는 분위기다.
따라서 명문제약은 그 어느때보다 배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재기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럴 때일수록 경영진과 직원들이 한데 뭉쳐 구조조정 여파로 잃어버린 충성도 높은 직원들을 재발굴하고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연구개발 등에 힘써야 한다. 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첫 발을 내딛인 만큼 남기고 간 발자국 마다 신뢰와 노력, 긍지의 발자취를 남기는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명문제약은 비단 39년 역사의 회사를 재건시킬 숙제만 떠안고 있지 않다.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추억 속 '키미테' 향수를 지속할 책임과 의무도 있음을 상기하길 바란다.
김태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