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괴롭히는 험난한 여정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날씨 변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장치, 그리고 도전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체계 등이다.
영화 '히든 피겨스'는 냉전 시대 미국의 우주경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흑인 여성 계산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퍼스트 맨'은 아폴로 11호를 타고 우주로 떠난 닐 암스트롱이 임무를 준비하는 과정을 다루었다.
우주로 향하는 모든 순간이 드라마라면 대한민국의 우주 여정은 지금 꽤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누리호의 발사를 책임졌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조직 개편으로 내홍이 빚어지면서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본부장과 부장 5명이 최근 사직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이런 위기 상황에 닥쳤을 때는 주인공의 기지와 뚝심으로 풀어내곤 한다. 우주로 향하겠다는 꿈과 열정만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때로는 거대한 권력과 물결에 저항도 하면서 성과를 이뤄낸다. 그렇게 얻은 성과는 성취감이 배가 되고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다.
애석하게도 현실은 영화와 다르다. 주인공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이 이야기는 해피 엔딩이 아닐 수도 있다. 다만 누리호 발사의 감동을 목격한 국민들은 결과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성취감을 갖고 그것을 목격할 수 있길 바란다. 마치 2022 월드컵 16강에 오른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성과처럼.
이제 우주탐사는 과학만의 영역이 아니다. '우주산업', '우주경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주는 우리 삶에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우주로 향하는 우리의 여정이 해피 엔딩이 되길 바란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