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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비구이위안(碧桂園) 디폴트…바이든 대통령 "거품붕괴" 공개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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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비구이위안(碧桂園) 디폴트…바이든 대통령 "거품붕괴" 공개경고

JP모간체이스 "중국판 리먼 브러더스 사태"

중국 부동산 업체/ 필자 김대호 박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 매일경제 MBN 한경와우TV SBS CNBC등에서 워싱턴특파원 경제부장 금융부장 국제부장 해설위원 보도본부장 주필 등을 역임했다. 고려대 경영대학과  MOT 대학원 미국 미주리 주립대 중국 인민대 등에서 교수로 연구와 강의를 해왔다.연락처 02-324-7474  지금은 세한대 특임 교수와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부동산 업체/ 필자 김대호 박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 매일경제 MBN 한경와우TV SBS CNBC등에서 워싱턴특파원 경제부장 금융부장 국제부장 해설위원 보도본부장 주필 등을 역임했다. 고려대 경영대학과 MOT 대학원 미국 미주리 주립대 중국 인민대 등에서 교수로 연구와 강의를 해왔다.연락처 02-324-7474 지금은 세한대 특임 교수와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중국의 메이저 부동산 기업 비구이위안(碧桂園)이 디폴트 위기를 맞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중국 경제에 또 하나의 뇌관이 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가리켜 "세계경제 시한폭탄'이라고 공개경고를 하고 나섰다. 뉴욕증시에도 비구이위안 비상이 걸렸다. 뉴욕증시 뿐 아니라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 암호화폐도 비구이위안 사태르 예의 주시하고 있다.

홍콩증시에 따르면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의 채권 거래가 중단됐다. 거래 중단된 채권은 2021∼2022년 발행된 위안화 표시 회사채 6종을 포함한 비구이위안 회사채 9종과 비구이위안의 계열사 광둥텅웨건설공사의 회사채 1종과 비구이위안 사모채권 1종 등 모두 11종이다. 채권 총 잔액 규모는 157억200만 위안 우 리돈으로 2조8천7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그 중 만기가 가장 이른 것은 9월 2일 돌아오는 비구이위안 사모채권이며, 채권 종류에 따라 9월 중, 10월 19일, 올해 연말, 내년 초 등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비구이위안은 성명에서 채권자와 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상환 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 이후 홍콩 증시에서 비구이위안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중국 전역에 있는 비구이위안의 건설 프로젝트가 무려 3천여건이다. 헝다(약 7천건)의 4배 이상이다.
중국의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비구이위안이 만기 채권을 상환하지 못한다면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처럼 디폴트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 전반이 가라앉고 있다 상황에서 비구이위안 사태는 시간폭탄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의 부동산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8% 이상 줄어들었고 특히 7월에는 더욱 위축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통신은 예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폭우와 홍수로 중국 전역의 많은 지역이 타격을 입은 것도 건설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에서는 부동산업계의 연쇄 도미노 디폴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비구이위안보다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있다. 현금 수입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현금흐름 보상비율을 보면, 매출 기준 지난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중 1위였고 올해 상반기에도 5위를 기록한 비구이위안이 지난해 말 기준 93%였다. 비구이위안은 최근 유동성 악화 속에 지난 7일 만기인 달러채권 2건에 대한 이자 2천250만달러(약 296억원)를 갚지 못한 상태다. 30일간의 유예기간에도 채무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비구이위안보다 현금흐름보상비율이 낮은 위안양(시노오션·12%)은 지난 2일 20억 위안(약 3천650억원) 규모 채권에 대한 채무를 다하지 못했다. 허징타이푸그룹(KWG)그룹(15%)은 지난 4월 말 디폴트를 선언했다. 현금흐름 보상비율이 각각 35%와 63%에 그친 야쥐러(애자일)와 신청(시젠) 등의 건설사의 채무 상환능력이 우려된다. 지방 소도시에서의 건설사업이 타격을 입은 데다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우려가 부각되면서 주택 구매 심리가 얼어붙고 유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진행 중인 건설 사업이 제대로 마무리될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금흐름보상비율이 261%로 상대적으로 높은 룽후(롱포) 등 다른 부동산업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난 달에는 대형 개발사 다롄완다그룹에 대한 디폴트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제로 코로나' 해제와 중국 당국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2021년 말 헝다(에버그란데)의 경영난으로 촉발됐던 부동산 업계 디폴트 도미노가 또 한 번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비구이위안(碧桂園)은 양후이옌(楊惠妍)이 꾸려가고 있다. 양후이옌은 부동산 대기업 비구이위안 그룹 창립자인 양궈창(楊國強) 회장의 둘째딸이다. 양후이옌은 2005년 부친으로부터 상당수의 그룹 지분을 넘겨받았고, 2007년 4월 비구이위안 그룹이 홍콩거래소에 상장하면서 하루아침에 중국 최연소 부자로 등극했다. 그룹 상장과 함께 회사 주식의 70%를 보유한 양후이옌의 재산이 160억 달러로 불어나면서 그 해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최고 부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07년 당시 그는 26세였다. 2013년에는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소가 발표한 '중국 여성 부호 랭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양후이예 CEO는 양후이옌은 미국 오하이오주 주립 대학에서 시장마케팅과 물류를 전공했다. 미국 유학 당시 전공 과목에서 모두 A학점을 받았다. 양후이옌은 부친을 따라 13세부터 동생 양즈잉(楊子瑩)과 함께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양후이옌은 2006년 말 중국 명문 칭화(清華)대 출신과 결혼했다. 양후이옌의 시아버지는 둥베이(東北) 모 성(省)의 고위 간부이다.

비구이위안은 1992년 설립됐다. 건설과 인테리어, 아파트관리, 호텔 등 부동산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비구이위안은 1994년 베이징 징산(京山)학교를 유치하면서 성공신화가 시작됐다. 중국 부자들의 집단거주단지인 부촌과 명문학군을 한데 합친 새로운 개념의 부동산 개발을 중국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다. 이와 함께 5성급 호텔식 아파트 관리서비스를 도입해 비구이위안을 명품 브랜드로 각인 시키는데 성공했다. 비구이위안은 사회적 기업으로도 높은 명성을 쌓았다. 후룬자선리스트'에서 7위를 차지한 양후이옌 일가는 극빈자 구제와 교육, 재난 등 자선사업에 5억3000만 위안(약 87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창립자 양궈창은 건설 청부업자 출신으로 매사에 신중하고 조용한 스타일로 알려져있다. 그 때문에 양 회장이나 양후이옌은 언론에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중국의 매출 1위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맞은 가운데 또 다른 중국 업체인 위안양그룹(시노오션)도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의 ‘도미노 디폴트’가 가시화한 가운데 부동산 신탁회사까지 상환에 실패하면서 2조8000억위안(약 514조원) 규모의 ‘그림자 금융’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국 국유 부동산개발업체 위안양은 2024년이 만기인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 2094만달러(약 280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앞으로 30일 안에 이자를 주지 못하면 디폴트를 맞는다. 이 채권은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거래정지됐다. 비구이위안이 지난 7일 만기가 도래한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 2250만달러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처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지 1주일 만이다. 비구이위안 채권 11종의 역내 거래는 이날 모두 중지됐다. 앞서 한 차례 디폴트 위기를 겪은 중국 3위 부동산개발업체 완다그룹도 채권 이자 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징타이푸그룹은 지난 4월 디폴트를 선언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야쥐러와 신청 등 일부 건설사의 채무 상환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금융권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대표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국제신탁이 만기가 도래한 상품의 현금 지급을 연기했고, 그 규모가 3500억위안(약 64조원)에 달한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다른 신탁회사들도 작년 말부터 원금 및 이자 지급 능력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연쇄 디폴트 공포가 확산하면서 이날 홍콩 항셍지수도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발 악재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위기를 맞은 중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다. 외국인 자금까지 이탈하고 있어 중국 증시 앞날이 어두워졌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국제신탁은 상하이증시 상장사인 진보홀딩스 등 3곳에 만기를 맞은 상품의 상환을 미뤘다. 회사 대주주인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원인으로 알려졌다. 중룽신탁의 주력 사업은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고수익 상품 판매다. 이런 부동산신 탁업은 중국 당국의 규제가 느슨해 대표적인 그림자 금융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발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증시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는 중룽신탁 사태가 악순환의 시작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룽신탁과 같은 부동산신탁회사가 현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일단 부동산 개발업체의 디폴트 위험이 커진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권 등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빠지고, 신탁회사가 만기를 맞은 상품을 롤오버(만기 연장)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JP모간은 중국 전체 신탁의 13%인 2조8000억위안(약 514조원)이 부동산 사업과 지방정부 부채에 노출돼 있어 디폴트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부동산개발 업체의 연쇄 디폴트 위기가 해결되지 않으면 투자자 사이에서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이 커지게 된다. 비구이위안이 무너지면 파괴적인 연쇄 부도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비구이 위안은 2021년 중국 부동산 위기의 시발점이 된 헝다보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 규모가 7배에 달하는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외국인 자금의 중국 증시 이탈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255억위안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작년 10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 규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중국 경제에 대해 “세계를 위협하는 시한폭탄과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 WSJ은 “중국 경제 성장의 상당 부분이 부채로 부풀려진 거품이었다는 증거가 수년 동안 축적돼 왔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경제를 ‘시한폭탄’에 비유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유타주에서 열린 정치 모금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똑딱거리는 시한폭탄(ticking time-bomb)이라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며 “중국은 곤경에 빠져 있다”고 잘라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그동안 연간 8%의 성장률을 유지해 왔지만 이제는 연간 2%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은 4.5%, 2분기에 6.3%였으며,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2.2%, 지난 4~6월엔 0.8%포인트 증가한 3%를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악당들’(bad folks)은 문제가 생기면 나쁜 짓을 한다”며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라고 지칭한 데 이어 또 다시 중국 정부를 공격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2일 중국 지방정부 부채 규모가 94조 위안(1경 7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정부 예산에 포함되지 않은 부채를 확인하고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재정 상태가 가장 나쁜 10개 성(省)에 긴급 조사팀을 파견했다. 이들은 중국 인민은행과 재정부, 증권감독관리기관으로 구성됐으며 리창(李强) 총리에게 직접 보고해야 한다. 영국 경제 매체인 아시아파이낸셜(AF)에 따르면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는 2019년 국내총생산의 75조 위안(62.2%)에서 지난해 92조 위안(76%)으로 3년 만에 13.8%포인트 증가했다. 올해도 부채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인프라에 대한 과잉 투자와 토지 판매 수익 급감, 코로나 19 비용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체 지방 부채 중 66조 위안(1경 2000조원)이 인프라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하는 지방정부융자기구(LGFV)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이은 부동산 ‘큰손’들의 유동성 위기도 중국 경제의 고민거리다. 이들이 부도가 날 경우 아파트 토지 확보와 건설 공사에 자금을 댄 은행, 아파트 선분양 비용으로 목돈을 넣었던 일반 시민들 모두 일시에 거금을 잃게 된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11일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 ‘헝다’(恆大·에버그란데)의 재무보고서가 공개됐다며 2022년 순손실만 527억 위안(9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헝다그룹은 지난 2021년 9월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뒤 현재까지 자산 매각을 통한 추가 자금 유입, 차입금 연장 등의 임시 조치를 이어가고 있으나 적자 폭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이후 대형 개발업체인 완다(萬達)그룹의 채무불이행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핵심 계열사인 다롄완다상업공사는 지난달 23일 만기 채권 4억 달러(5048억원) 가운데 최소 2억 달러가 부족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채권단에 밝혔다.

중국발 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2008년 세계경제를 흔들었던 뉴욕증시의 리먼부러더스 악몽이 다가오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