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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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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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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 FOMC 의사록 + 비구이위안 (碧桂園) 디폴트로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심화되면서 뉴욕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뉴욕증시 뿐 아니라 국채금리 국제유가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암호 가상화폐도 연일 요동치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현상은 특히 달러강세를 부채질 하고 있다. 연준 의사록에서 강경매파 신호가 나온 것도 달러 강세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증시외 외환시장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103.422를 기록해 전날보다 0.2% 이상 상승했다. 달러지수는 지난 7월 중순 99.554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100을 돌파하면서 4%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7월 의사록 발표와 중국 디폴트 우려 그리고 달러강세로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4.26% 수준까지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6일 장중 1340원을 돌파했다. 중국발(發)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확산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원화값은 이달 들어서만 60원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336.9원에 마감했다. 원화 가치는 이달 들어서만 56.2원 떨어졌다. 지난 1일 1283.8원에 거래를 마친 환율은 이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주 1330원을 돌파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 반대로 흘러가자, 달러화 매수 심리가 강해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상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경기는 물론, 양국 외환·금융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미국 경제가 올해 연착륙(soft landing·부드러운 경기 하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중국은 침체 우려가 커졌다. 중국 경제 위기론은 달러화 강세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중국은 소비, 생산, 고용지표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중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달 3.7%로 집계됐다. 시장 추정치(4.5%)에 크게 못 미친 데다, 6월(4.4%)과 비교해 증가폭이 둔화됐다.

중국은 매월 발표하던 16~24세 청년실업률 통계를 아예 비공개로 전환했다. 지난 6월 중국 청년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시장에서는 7월 청년실업률이 상상 이상으로 나빠지자 정부가 통계 발표를 중단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위안양(시노오션) 등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시장 공포를 키우고 있다. 컨트리가든 사태로 중국 경제 위기가 고조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는 날로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도미노 디폴트(채무불이행)’와 부동산 관련 그림자 금융 위기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주요 70개 도시의 7월 신규 주택 가격은 전월보다 0.23% 하락했다. 올 들어 처음 내림세로 전환한 지난 6월(0.06% 하락)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주택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 디폴트 위기에 빠진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금 사정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중국 매출 1위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과 중국 국유 부동산 개발업체 위안양 등은 최근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부동산발(發) 쇼크가 중국 금융권에 미치는 여파는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부동산발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로 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비구이위안(컨트리 가든) 디폴트 우려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중국 부동산 위기가 중국 경제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 줄도산 공포가 부동산신탁회사의 유동성을 악화하는 가운데 주택 가격 하락세까지 가속화하면서 중국 경제가 장기적인 저성장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금융당국은 5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단기금융시장에 투입하는 한편 자산운용사에 주식 순매도 금지령을 내리는 등 시장 불안 달래기에 나섰다.

컨트리가든의 디폴트가 현실화하면서 월가 금융사도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 11일 기준 컨트리가든의 달러 표시 채권 3억5190만달러어치(약 47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HSBC와 독일 보험회사 알리안츠는 6월 말 기준 컨트리가든 채권을 각각 3억4360만달러, 3억100만달러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피델리티(1억8710만달러)와 JP모간체이스(1억1600만달러) 등도 투자했다. 컨트리가든 채권을 많이 보유한 10개 기관투자가의 투자 규모 합계는 17억6230만달러(약 2조3600억원)다. 컨트리가든은 지난 7일 만기가 도래한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 2250만달러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30일 후에도 이자를 내지 못하면 디폴트 처리된다. 컨트리가든이 채무 구조조정을 하면 역외 채권자는 국내 채권자보다 후순위에 놓여 제대로 보상받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도미노 디폴트가 발생하면 글로벌 증시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2015년 여름 상하이증시 폭락이 뉴욕증시 조정으로 이어진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상하이증시는 중국 저성장 우려 등으로 6월부터 8월 말까지 약 40% 폭락했다. 그해 상반기 강세이던 뉴욕증시도 하반기 중국 증시 여파로 조정받으며 다우지수가 연간 기준 2.2% 하락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