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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의 법률톡톡] 통신비밀보호법의 불법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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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철의 법률톡톡] 통신비밀보호법의 불법녹음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녹음이 필요하다. 사람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확한 정보를 왜곡 없이 저장하기 위함이다. 향후 분쟁에 대비하여 증거로 남기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런데 통신비밀보호법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나 통화를 녹음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로 처벌하고 있다. 이 규정은 타인끼리 하는 대화나 통화의 녹음을 금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과 타인간의 대화·통화라면 녹음해도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임의로 녹음할 수 있고 재판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제3자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할 때 당사자 모두에게 동의를 받으면 문제없지만 한 명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불법녹음으로 처벌된다. 또한 통신비밀보호법은 수사나 재판절차, 징계절차에서 불법녹음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위법수집증거의 일종이므로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이 없음은 당연하지만 재차 강조한 것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의 보호대상은 타인간의 대화이다. 즉 당사자 간에 말로 주고받는 의사소통이 문제된다. 따라서 사람의 음성이라도 비명이나 탄식 등 의사표시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면 녹음을 해도 불법이 아니며 재판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쿵쾅거리며 물리력을 행사하는 소리,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녹음되었다면 범죄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말을 못하는 영아를 학대하는 증거를 잡기 위해서 녹음기를 몰래 설치한 사건에서 법원은 불법녹음이 아니라고 보았다.

녹음을 하는 중요한 이유는 법적인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동법에 위반된 불법녹음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녹음을 하게 된 경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민사 소송에서는 자유심증주의 원칙상 불법녹음도 증거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자유심증주의란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는 것을 말한다. 불법녹음을 하지 않고는 진실을 밝힐 수 없다면 다소의 불법이 개입되어도 이를 용인하는 것이다.

자주 문제되는 것은 이혼소송에서 상대방의 부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서 하는 불법녹음이다. 이로 인해 원고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고 증거능력이 부정되기도 하지만 위자료 판단의 근거로 삼는 경우도 있다. 결국 증거로 인정될지 여부는 법관의 재량에 달린 문제이므로 가급적이면 모험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증거능력이 인정되어 받아들여져도 형사처벌은 피할 수 없다. 불법녹음은 벌금형이 없고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다. 1년 이상의 10년 이하의 징역인데 무조건 1년 이상을 선고함이 원칙이지만 작량감경 해서 징역 6월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이 흔하다. 처벌받는 입장에서는 매우 원통할 것이다. 간통죄는 폐지된 마당에 도리어 불륜증거를 수집하다가 더 중하게 처벌받기 때문이다.
자신과 타인간의 대화 녹음은 불법녹음이 아니고 형사처벌을 받지 않지만 이것이 적법한 행위라는 것은 아니다. 이미 확립된 판례에 의하면 자신과 타인의 대화라도 상대방 동의 없이 녹음하면 음성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인정된다.

음성권은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인격권에서 도출되는 기본권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음성을 본인 의사에 반해 함부로 녹음, 재생, 녹취, 배포, 복제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따라서 상대방 음성을 비밀 녹음하는 것은 불법행위가 되므로 음성권을 침해당한 사람이 손해배상 청구를 하면 위자료 책임이 있다. 보통 100~500만원 정도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예외가 인정되는데 비밀녹음을 통해서 달성하려는 정당한 목적이나 이익이 있고 사회통념이나 사회윤리에 반하지 않는다면 위법성이 조각된다.

사람의 정체성이나 개성, 인격과 결부된 음성을 녹음, 유포하여 음성권을 침해당하면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녹음된 대화를 통해서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절박한 경우가 많다. 세상에는 거짓이 판치고 이를 밝힐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기 때문에 녹음은 진실을 가리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민경철 법무법인 동광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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