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컴퓨터 과학자이자 컴퓨터 분야의 선구자인 앨런 케이가 한 명언이다. 이 명언은 스티브 잡스가 2007년 최초의 아이폰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강조한 표현이기도 하다.
시선을 미국으로 돌려보면 최근 핫한 TV 제조사로 비지오(VIZIO)가 눈에 띈다. 비지오는 미국의 보급형 TV 제조사다. 보급형 TV 제조사지만 일찌감치 제품의 규격화, 부품의 표준화를 도입하고 월마트나 코스트코 같은 창고형 할인매장 위주로 제품을 판매한 비지오는 현재 북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TV 브랜드 톱5 안에 들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지오를 월마트는 23억 달러(약 3조620억원)라는 가격에 인수했다. 북미 안방 시장을 꽉 잡기 위해 하드웨어 기업을 직접 인수한 것이다. 월마트는 1800만 명 이상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비지오 TV 운영체제 '스마트캐스트'를 활용하기 위해 인수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대형 유통체인이자 소매점인 월마트는 미디어 사업인 월마트커넥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부문의 광고 매출은 지난해 4분기 22%나 성장했다. 이를 더 키우기 위해서는 TV 업체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데 월마트는 숫제 비지오를 인수하는 것으로 이를 해결했다. 광고를 무기로 비지오 TV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동시에 아마존의 파이어TV에 대응하기 위한 안방 전략으로 보인다.
앨런 케이의 말을 비틀면 "소프트웨어 광고 시장을 꽉 잡기 위해 하드웨어 기업을 인수"한 셈이다. 이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술력을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의 대부분은 중저가 TV에서 나오고 있다. 기술력이 향상된 중국 업체들과의 싸움도 버거운데 이제는 월마트(비지오)도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