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미국 뉴욕증시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투자은행(IB)이다. 투자업무와 증권업무, 투자관리, 그리고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기관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JP모건과 함께 흔히 "월가의 황제"로 불린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수많은 경제 거물들을 키워낸 인재 사관학교로도 유명하다. 빌 클린턴 행정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과 헨리 폴슨,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총재를 맡았던 마리오 드라기, 그리고 캐나다은행(BOC) 총재와 잉글랜드은행 총재를 모두 역임한 마크 카니 등이 모두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고시 제도가 따로 없는 미국에서는 재무부 와 증권감독원 등 경제부처 고위공무원중 가장 많은 비중을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 만큼 골드만삭스의 영향력과 정보력은 발군이다.
골드만삭스의 솔로몬 CEO는 이 같은 금리의 메커니즘이 오늘날 미국 경제에서는 교과서 이론처럼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이다. 고용과 물가가 여전히 뜨거운 만큼 과거의 패턴대로 쉽사리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인하를 전제로 한 베팅에 나섰다가는 큰 낭패를 당할수 있다. 미국 CPI는 2022년 6월 무려 9.1%의 고점을 찍은 뒤 하강하고 있지만 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금 물가를 이번 인플레이션 상승세 직전인 2021년 1월과 비교하면 최근의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18.49% 폭등한 상태이다. 주택 임대료부터 식료품에 이르기까지 가계 필수 지출이 급격히 늘면서 생활이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연준이 금리인하의 카드를 커내들기는 쉽지 않다. 저소득층의 타격이 특히 심하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연준 FOMC의 점도표이다. 노무라는 향후 정책금리에 대한 FOMC 위원들의 의견을 담은 점도표의 중간값은 세 차례 인하에서 최대 두 차례 인하로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매파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올해와 내년 점도표 중간값은 25bp씩 더 높은 4.875%와 3.875%로 이동하며 올해 2번의 인하와 내년 4번의 인하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하락 속도의 둔화 징후를 시사하는 각종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지고 인하 횟수도 줄어들고 있다. 그 영향으로 뉴욕증시에서는 국채 2년물과 5년물 금리가 올해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연준의 금리 결정을 예측하는 스와프 계약은 한때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스와프 트레이더들은 아울러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공개한 연준 인사들의 올해 금리인하 전망치(중간값) 0.25%포인트씩 3회, 즉 0.75%포인트 인하보다 적은 0.69%포인트 인하를 점쳤다.
점도표란 말 그대로 점으로 찍어만든 도표이다. 연준 점도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가 매 분기 발표하고 있다. FED 18명의 위원들이 FOMC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각자 생각하는 금리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을 취합한 것이다. 향후 연준 FED의 금리 조정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이다. 연준 점도표는 1994년 FED가 처음 도입한 이후, 미국의 금리 조정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쳐 왔다. 점도표와 실제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를 뜯어보면 연준의 향후 금리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점도표 중간 값이 현재의 기준금리보다 낮다면 그 차이만큼 연준이 금리인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연준의 2024년 점도표 중간값은 기준금리보다 0.75%낮았다. 바로 이 차이가 올해 3번의 금리인하 전망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금리인하의 폭이 줄어들고 횟수도 감소할 수 있다는 경고이다.
요즘 뉴욕증시에서는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그대로 번역하자면 물가상승이 끈적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한번 높아진 물가상승률이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스티키’라는 용어는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가진 재화와 서비스에 가중치를 부여해 집계하는 ‘스티키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비롯됐다. 스티키 CPI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1년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진단했을 당시에도 물가 급등을 예고해 주목 받은 적이 있다.
금리는 돈의 값이다. 돈을 빌리거나 빌려줄 때 적용하는 이자율이다. 금리 예측은 경제 운용의 요체이다. 금리가 크게 올랐다가 떨어질 때에는 그 변곡점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금리인하를 너무 성급하게 예단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연준 FOMC의 점도표를 세밀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