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도 닮았다는 느낌은 있지만, 요즘 차 디자인이 어디든 새로운 것은 별로 없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 다르다고 느낀 것은 기술력으로 흉내를 잘 내서다. 그동안 낮은 인건비를 감내하고 어깨너머로 배웠던 것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 셈.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지커(Zeekr)는 중국의 대표 전기차 제조 기업으로, 볼보와 폴스타를 소유한 저장지리홀딩그룹과 그 산하의 중간 지주회사 겸 자동차 브랜드인 지리자동차가 링크&코에 이어 두 번째로 합작 설립한 고급 전기차 브랜드다. 지리자동차에서 선보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를 이용해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럭셔리 미니밴 ‘009’ 모델은 물론 1265마력짜리 고성능 콤팩트 전기차 ‘001 R’도 눈길을 끌었다.
상하이자동차(SAIC)는 산하의 영국 브랜드 MG로 눈길을 끌었고, 창안오토는 합작의 포드와 마쓰다를 내세워 최첨단 전기차들을 대거 선보였다. 이외 다른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에서는 터치 한 번에 위로 열리는 도어, 한눈에 들어오는 터치 디스플레이, 최첨단 인공지능(AI) 비서, 편안하고 럭셔리한 실내 공간까지 이상으로만 바라보던 하이테크를 모두 살펴볼 수 있었다. 중요한 건 이들 모두 매우 ‘현실적인’ 가격대에 있다는 것이다.
샤오미가 하이라이트였다. 중국 국제전시센터의 대문에는 SU7의 이미지가 걸렸다. 특정 모델이 테마를 장식한다는 건 이례적이다. 의미심장한 슬로건까지 걸렸다. “New Era, New Cars” 새로운 시대, 새로운 자동차라는 뜻으로, 내연 차를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으나 다시 생각해보면 기존의 자동차들을 전면 부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기엔 범국가적 지원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특히 공산국가에서 그 힘은 배가 된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태어난 제조사들이 위기를 느껴야 하는 부분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