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만 상품 전략 연구소장

최근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영원한 줄리엣, 올리비아 핫세가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암 투병 끝에 가족의 품에서 평온히 눈을 감은 그녀는 단 15세의 나이에 줄리엣 역을 맡아 전 세계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68년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고전 문학을 영화로 재탄생시킨 걸작으로 평가받았다.
올리비아 핫세의 유산은 영화 속에만 머물지 않았다. 빈곤 지역에서 의료와 교육 지원에 헌신했고, 유니세프와 협력해 전 세계 아동 복지 증진에 앞장섰다. 여성 권리 신장과 자연재해 구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과 나눔을 실천했다. 그녀의 삶은 예술과 인류애의 조화를 보여준 귀감이라 할 수 있다.
비극적 사랑의 상징,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인간관계와 갈등, 그리고 화해를 담아낸 비극적 걸작이다. 이탈리아 베로나를 배경으로 적대 관계에 놓인 두 가문, 몬태규와 캐퓰릿 사이에서 꽃핀 금지된 사랑을 그린다. 두 연인의 비극적 희생은 가문 간의 화해를 이끌어내며 사랑과 증오의 본질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핫세는 여러 배우가 연기한 줄리엣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존재로 평가받는다. 그녀는 10대의 순수함과 비극적 사랑의 이미지를 생생히 그려내며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른 성공이 그녀에게 과도한 부담을 안기기도 했다. 촬영 현장에서 겪은 부당한 대우와 성희롱, 그리고 지나친 주목은 핫세가 겪은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었다. 이는 그녀가 이후 굵직한 작품들을 거부하게 만들었고, 배우로서의 경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K-로봇 시대, 새로운 사랑 이야기
기술의 발전은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AI와 로봇 공학을 통해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탐구하는 새로운 작품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미래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인간과 로봇 간의 사랑을 다루며, 기술과 감정의 조화를 상징하는 이야기를 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봇 로미오가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며 사랑의 본질을 깨닫고, 줄리엣이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인간으로 설정된다면, 이들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의 윤리적 고민을 함께 탐구할 수 있다. 또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해 관객이 작품 속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면, 고전의 메시지는 더욱 강렬하게 다가올 것이다.
K-콘텐츠와 K-로봇을 접목 시도해야
한국 콘텐츠는 이제 전통과 첨단 기술을 융합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지능형 로봇 기본 계획’을 통해 국내 로봇 시장을 2030년까지 20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두산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와 같은 기업들은 이미 기술 개발과 혁신의 선두에 서 있다.
이와 함께, 성춘향과 이도령 같은 전통적인 사랑 이야기를 AI와 융합한 콘텐츠로 발전시킨다면, 한국 고유의 정서를 전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춘향전'은 사랑과 희생의 아이콘으로, 미래 사회에서도 여전히 사랑의 본질을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셰익스피어를 넘어서 AI 줄리엣의 가능성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친구이자 동반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AI 줄리엣은 우리의 관심과 감정을 이해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존재로,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재정의할 것이다. NVIDIA의 AI 반도체와 양자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며, AI와 로봇의 사랑 이야기가 머지않아 현실이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기술과 감성이 융합하는 시대, 우리는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며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준비하고 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